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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종합선물세트 ‘이동식 농업종합병원’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2017.11.17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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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승용 농촌진흥청장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올해는 일교차가 유난히 크게 벌어져 곱다 못해 화려한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출근길이나 사무실 창 너머로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 단풍이 꽃보다 아름답다.

이 맘 때, 막바지 수확을 하거나 겨울이 오기 전에 갈무리해 둬야 할 일들로 농촌의 하루는 분주하다. 하지만 우리의 농촌은 줄어드는 인구와 노령화로 이중고를 겪으면서 일손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자체가 나서 농촌의 부족한 일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구책을 내놓고 있고, 여러 기관과 단체들의 농촌 일손 돕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농촌진흥청도 해마다 거르지 않고 정성을 다해 실천하는 농촌봉사 활동이 있다. 민간 의료기관과 공동으로 의료봉사와 영농 컨설팅을 함께하는 ‘이동식 농업종합병원’이다.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복지 인프라가 부족하고 각종 서비스를 제 때 받지 못하는 전국 각지의 농촌마을을 찾아 의료봉사와 일손 돕기, 농기계, 가전제품의 수리를 도맡아 하는 신개념의 재능기부 활동이다. 2010년 6월부터 시작해 올해 10월 말까지 모두 21회 동안 이동식 농업종합병원을 다녀간 농촌 주민만 5750여 명이 넘는다. 올해에는 충남 보령과 충북 제천, 경북 영천, 전남 곡성에서 농진청 직원과 가족들이 값진 땀을 흘리며 보람된 시간을 보냈다.

이동식 농업종합병원이 입소문을 타면서 일명 ‘농촌 맞춤형 종합선물세트’라는 별칭도 얻었다. 그 이름에 걸맞게 농기계 안전 점검 및 수리는 기본이고, LG전자 서비스센터가 참여해 가전제품 수리도 이뤄진다. 농진청의 농업기술 전문가들이 마을 곳곳 농업현장을 둘러보고 토양관리, 병해충 등 분야별 문제점을 분석하고 상담하면서 속 시원한 해결방법도 찾았다. 한쪽에서는 어르신의 장수사진을 촬영해 액자로 만들었고, 전문가 수준의 미용 봉사팀은 어르신이 원하는 커트와 염색을 하느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동안 천막 여기저기에서 오래간만에 어르신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고된 농사일에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임을 감안해 간단한 한방치료나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여유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헌신과 노고를 아끼지 않고 봉사에 동참하는 한림대와 순천향대, 우석대 의과대학 의료진이 고맙고 든든했다. 농촌에는 워낙 고령인구가 많다보니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유병율이 도시보다 높다. 농촌에 보건의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는 점은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가장 큰 문제다.

지난 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농림어업총조사 지역조사’를 보면 국내 농어촌 마을 10곳 중 6곳은 종합병원이 자동차로 30분 이상 거리에 있었다.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는 먼 거리의 병원가기만큼 불편한 일도 없다. 이동식 농업종합병원의 방문이 무엇보다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이동식 농업종합병원이 열리는 날만큼은 사람의 병도, 작물의 병도, 기계의 병도 한 자리에서 진단하고 고쳐진다.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이 있다. 조선시대 양반의 고택인 전남 구례 운조루의 쌀뒤주에 새겨진 글귀다. 다른 사람도 능히 열 수 있다는 뜻이다. 배고픈 사람은 언제든지 와서 뒤주를 열고 쌀을 퍼가라는 집 주인의 따뜻한 마음이 읽혀지는 글귀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조화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농진청 이동식 농업종합병원은 올 한 해 ‘움직이는 농업종합병원’으로 불리며 가는 곳 마다 환영 받았으며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농촌에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지 기대가 크다. 해를 거듭할수록 내실이 다져지는 이동식 농업종합병원이 농촌을 더 조화로운 공동체로 만들고 농촌 어르신에게는 ‘선물’ 같은 존재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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