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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결혼’을 권하는 이유

박수경 커플매니저

2016.12.14 박수경 커플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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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 커플매니저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아이는 몇 살인가요?” 붙임성 좋은 이 팀장의 질문에 순식간에 공기가 얼어붙었다. 직장 모임의 경직된 분위기를 풀고자 신입사원의 사생활로 화제를 돌린 게 실수였다. 어색한 웃음이 오간 뒤 38세 새내기는 대답했다. “결혼도 안 했어요.”

결혼에 관한 얘기를 묻는 게 더 조심스러워졌다. 겉으로 드러난 세월의 흔적은 읽어도, 혼인 여부까지 알아채기는 힘들다. 결혼 적령기라는 개념이 많이 흐려져 자칫하다간 큰 실례를 범하기 십상이다. 졸업, 취직, 결혼, 출산 순으로 이뤄지던 생애 단계별 과업은 이제 아득하기만 한낡은 관습으로 치부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 사항이다. 일단 피하고 보는 게 요즘의 결정인 걸까. 한국의 혼인 건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6년 1~9월 결혼한 부부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2011년 32만9000건이던 혼인이 올해는 28만~29만 건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30세대의 결혼 기피 현상은 높은 청년 실업률, 치솟는 주택비용 등 경제적인이유가 크다. 하나를 넘으면 다음 고비가 있는 산넘어 산, 홀로 서기도 벅찬 시대에 가정까지 돌보며 살 자신이 없다고 미혼은 얘기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뼈저리게 느끼는 건 지독한 삶의 외로움이다. 현실이 고될수록 더욱이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다른 동물보다 오감(五感)이 둔한 인류가 어떻게 지구를 지배했을까. 혹자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예부터 ‘나’는 약하고 위험했으나 ‘우리’는 강하고 안전했다. 확실히 하나는 불안하지만 여럿은 안정감을 준다. 무리 지어 힘을 키울 수있고, 집단이 클수록 상호 도움을 받으며 협동과 역할 분담의 효율성을 가졌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기본 단위인 가정은 그래서 중요하다.

사랑과 신뢰로 연결돼 혈연을 맺고 사회적, 법률적 약속 아래 책임을 다하는 관계. 우리는 이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연인, 동반자, 부모의 역할로 겪는 무수한 경험은 성장과 성숙의 연속이다. 가족을 통해 느끼는 것, 깨닫는 것, 기억과 추억 등 모든 에피소드가 생에 활기와 온기를 불어넣으며 새로운 목표를 만든다. 또한 농밀하고특별하게 이어진 관계는 자아실현에도 큰 도움을 준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그 밑천을 전부 내보이는 것은 사랑 앞에 가능하다.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 결혼을 포기함으로써 잃는 가치는 값으로 헤아릴 수 없다. 당장의 어려움으로 셈하는 대가와 비용은 평생을 함께할 가족의 따스한 품에 비할 바가 아니다. 막연한 불편과 두려움으로 삶의 진정한 행복을 놓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100세를 앞둔 노학자 김형석 교수가 전한 행복론은 이러하다. “사랑이 없는 인생은 고해(苦海)와 같지만, 사랑이 있는 인생은 행복하다.” 나 역시 그의 말에 공감한다. ‘기승전결혼’을 권하는 부모의 의중을 알아주길 바란다. 더 많은 청춘이 아낌없이 사랑하고, 이를 통해 아름다운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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