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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자율성 극대화 정책 펼쳐야 

[새 정부에 바란다 ⑩과학기술] 이한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과 학생

2013.03.05 이한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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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새 정부가 출범했다.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국정비전으로 내세운 새 정부에 국민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공감코리아는 박근혜 정부에 바라는 각계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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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을 양성해냈던, 그리고 교내에 인공위성연구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의 구성원들에게 있어 지난 1월의 대한민국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과학위성의 성공적인 발사가 의미하는 바는 남달랐다. 나로과학위성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과학 기술의 미래에 일반 국민들이 보내는 뜨거운 관심과 지지가 각종 매체를 통해 나를 포함한 한국과학기술원 구성원 전체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막연했지만 내게 주어진 작은 과제와 그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청사진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창조경제’의 실현을 그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거대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 기존에 여러 부처로 분산되어 있던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전반을 담당하게 했다.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이 그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현재 국제 정세를 고려했을 때, 이공계 관련 종사자에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충분히 환영할 만한 변화다. 국가 경쟁력과 관련된 중대한 사항을 취임 초기부터 국정 운영의 전면으로 내세워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과 관련된 이야기로 들어가면 역시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현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수준까지 관련 부처의 효율성과 자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책의 신설과 조직의 구조 변경 외에 내부 구성원의 의식 차원에서부터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부 과정 학생의 관점에서 보면, 학내의 모든 연구의 기초를 이루는 연구실 단위에서 바람직한 연구환경의 조성, 현재 이공계 관련 전공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이공학도로서의 책임과 그로부터 생기는 권한에 대해 심도 있는 교육 등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특히 후자의 교육과 관련해서는, 최근 젊은 공학도와 경영학도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창업 열풍을 건전하고 체계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으로 승화하는 방안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또 하나의 주의점은 눈 앞의 성과, 다시 말해 근시안적 관점의 결과물인 ICT 부문의 일자리 창출에 급급하여 미래창조과학부가 담당해야 할 또 하나의 커다란 임무인 기초과학기술 분야의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기초과학이 가진 한계점은 이미 지난 십 수년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 받아 왔으나 과거의 어떤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한 거시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꾸준한 장기간의 투자가 불가피한 기초과학기술의 특성을 고려해 현 정부는 물론 차기 정부에까지 기본 노선의 변화 없이 지속될 수 있는 과학기술 육성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최근 거대 국제 기업 사이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원천기술과 관련된 경쟁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탄탄한 기초과학기술이야말로 미래의 가장 강력한 국가 경쟁력의 요소로서 작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추상적이고 거시적인 변화부터 구체적이고 단기적인 변화를 포함한 모든 구조적, 정책적 변화는 과학기술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서는 성립될 수 없다. 정부는 이공계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현장에서는 주어진 권한을 가지고 최대한의 효율성을 이끌어내며, 국민들은 이 범국가적인 협업에 깊은 신뢰와 관심을 보낸다면 제2, 제3의 나로과학위성 같은 성공적인 예를 다시 볼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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