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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원전, 세계 원자력 르네상스의 문을 열다 신한울 1,2호기는 우리나라 원전산업 기술의 결정체다. 그간에 미자립이었던 원자로 펌프, 제어시스템등을 모두 국산 기술로서 대치한 원전이다. 신한울 3,4호기는 탈원전으로 목말랐던 우리 원전산업 생태계에 희망을 준 원전이다. 2022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동향을 읽은 정부의 발 빠른 정책 전환이 물꼬를 텄다.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2020년 7월 One Last Chance(마지막 기회)라는 제명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인류가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2022년 2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원전을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친환경에너지에 포함하는 택소노미 개정을 결정한다. 같은 해 6월 뉴욕타임즈는 원전 르네상스가 도래한다는 기사를 낸다. 세계 에너지 전환을 보여주는 일련의 흐름이다. 특히 유럽연합이 2020년 에너지 전환을 추진한다며 내세운 유럽 그린딜(친환경 경제정책)에서 제외했던 원전을 2년 만에 포함한 것은 원전 없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 결정적인 장면이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가장 진심인 지역은 단연 유럽이다. 그런 유럽에서 원전 없이 지속가능한 탄소 감축은 어렵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풍부한 풍력 자원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를 추진하는 영국은 일찌감치 원전을 탄소중립의 중요한 수단으로 정하고 원전 산업 기반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은 수력과 풍력 자원에도 불구하고 탈원전을 접고 2050년까지 무려 10기의 원전을 추가하겠다고 나섰다. 35%의 전력을 원전을 통해 공급하고 있지만 2017년 원전 확대를 금지한 스위스도 신규 원전 건설을 국민투표에 붙이겠다고 한다. 심지어 탈원전의 원조 국가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도 SMR을 도입할 생각을 내비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유럽은 세계 최대의 원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웨덴의 10기를 비롯해, 네덜란드 4기, 폴란드 6기, 체코 4기 등과 영국은 1GW급 원전 24기 분량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1~2기의 원전을 추가하려는 유럽 국가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체코는 이런 유럽 원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붙은 첫 번째 사례다. 2022년 폴란드가 3기를 발주했으나 이는 입찰 경쟁이 아닌 정부간 협약으로 추진되었다. 반면에 체코 신규 원전은 경쟁입찰을 통한 진검승부였다. 15년 전 UAE에서의 낭보에 이어 이번 두 번째 경쟁에서도 이김으로써, 원전 도입을 추진하는 국가의 측면에서 볼 때, 가히 세계 원전 르네상스의 견인자로 떠 올랐다고 말할 수 있다. 해외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이길 수 있게 해준 배경에는 바로 지난 10월 30일 준공식을 가진 신한울 1,2호기와 착공에 들어간 신한울 3,4호기가 있다. 신한울 1,2호기는 우리나라 원전산업 기술의 결정체다. 그간에 미자립이었던 원자로 펌프, 제어시스템등을 모두 국산 기술로서 대치한 원전이다. 신한울 3,4호기는 탈원전으로 목말랐던 우리 원전산업 생태계에 희망을 준 원전이다. 2022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동향을 읽은 정부의 발 빠른 정책 전환이 물꼬를 텄다. 우리의 원전 경쟁력은 1972년 고리 1호기 도입 이래 줄기차게 진행해 온 기술개발과 더불어 2년에 1기꼴로 지어온 산업 생태계의 유지에 있다. 2000년대 들어서도 우리는 국내에 12기, 해외에 4기의 원전을 지었다. 미국, 프랑스가 6기를 지은 것에 비할 바가 아닌 공급망과 설계, 제작, 건설 기술을 갖췄다. 만약에 탈원전이 더 지속됐으면 자칫 잃을 뻔한 산업 기반이었다. 2024년 10월 30일의 신한울 1,2호기 준공과 신한울 3,4호기 착공 기념식이 우리나라 원전산업 역사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순간인 이유다. 우리 원전은 다음 순서로 네덜란드에 도전할 것이다. 네덜란드는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프랑스, 미국에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원전 르네상스는 기회다. 그러나 위기도 함께 있다. 기회가 세계 원전 시장 확대라는 외부 요인이라면 위기 요인은 우리 내부에 있다. 현재 세계 원전 시장은 한·미·프 삼국 경쟁이다. 이번에 이겼다고 다음에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더욱 기술을 연마하고 팀 코리아의 결속을 다져야 한다. 국가 역량을 결집해야 하는 때에 체코 원전 사업을 힐난하는 것은 팀 코리아가 외부에 쏟아야 할 노력을 국내 대응에 소모하게 만든다. K-원전은 우리 청년세대에 또 하나의 자부심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우리의 청년들이 유럽의 청년들에게 유럽의 탄소중립을 이끄는 K-원전을 얘기하는 장면을 만들 기회에 있다. K-원전이 세계 원전 르네상스를 이끌도록 지지해야 하는 이유다. 2024.11.14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공직단상 읍사무소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나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증명서를 떼주는 곳이라고 말하기에는 모자란다. 그 안에서 다양하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과 주민 화합이라는 하나의 지점을 향해 나아가려는 노력이 주민들에게 닿기를 바란다.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감사합니다. 주덕읍 사무소입니다. 무슨 일로 전화 주셨나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는 읍·면·동사무소에서 주민센터, 현재는 행정복지센터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이 계셔서 민원전화를 받다 보면 주덕읍 사무소입니다.라고 인사하는 일이 예사다. 읍에 살지 않는 사람들에겐 명칭마저 생소한 읍 사무소. 근무지가 어디냐는 물음에 읍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주변 지인들은 거기가 어디냐, 동사무소냐부터 그곳에 서류를 떼러 종종 간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일은 여러 가지 증명 발급 뿐이 아니다. 밖에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지역사회의 다양하고 많은 일들을 수행할 뿐 아니라 주민들과 공무원이 협력하여 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지난 10월, 읍 승격 29주년을 맞이하여 읍민들과 공무원이 함께한 주덕읍 체육대회에서 읍민들이 힘자랑을 위해 비료포대를 들고 있는 모습. 일회적인 민원도, 주민들과 한마음이 되어 추진하는 사업도 모두 큰 틀에서는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기 위한 일이다. 내가 필요로 하는 일이 있을 때 방문해 불편함 없이 민원 서비스를 받기도 하고, 지역 주민의 일원으로서 더 나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봉사하기도 하는 곳이 바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는 각 팀과 직원들의 업무가 세세하게 나누어져 있다. 나는 우리가 하는 이 일이 작은 정부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각 담당자의 업무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등의 중앙부처 업무이며 이 작은 사무실 안에서 직원 한 명, 한 명이 실무자로서 주민들의 생활이 더욱 편리하고 윤택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 때문이다.읍 행정복지센터에 발령받기 전까지 읍사무소, 읍장님이라는 단어가 어색했던 나는, 이제 발령을 받은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읍사무소 직원이 되었다. 첫 출근을 앞두고 읍장님과 직원분들께 인사를 드리러 갔던 날, 처음 만난 읍 청사의 간판이 생각났다.살기 좋고 풍요로운 지역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주덕읍의 슬로건과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청사.살기 좋고 풍요로운 주덕주덕읍이 농가가 많은 지역이기에 살기 좋고 풍요롭다는 슬로건에 공감이 갔다. 또, 읍 행정복지센터 직원으로서 행정복지센터를 찾는 민원인들이 민원 신청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년이 채 안 되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이곳에 몸담으며 느낀 것은 읍장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과 직능단체 회원들이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읍사무소 내부의 행정업무를 수행하고, 읍민 간의 화합과 주민자치를 위해 노력하는 총무팀 직원들이 있고, 주민의 생활 편의와 복지 향상에 힘쓰는 맞춤형복지팀 직원들이 있다. 축산농가 등 농가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분기당 총 13개나 되는 각종 농가 지원사업(2024년 3분기 기준)의 신청을 받으며 묵묵히 일하는 산업팀 직원들과 주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시설 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건설팀 직원들이 있다.여기에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환경 정비를 함께하고 읍의 작고 큰 사업들을 함께하는 직능단체 회원들이 있다. 공무원이 되기 전, 동네에서 하는 음악회나 걷기대회가 공무원만의 노력으로 개최된 줄 알았던 내가, 경로당은 아파트에서 저절로 운영되는 줄 알았던 내가, 아침 산책길에 거리마다 핀 꽃들이 그 자리에서 저절로 피어난 줄 알았던 내가 이제는 지역사회란 이렇게 형성되고 발전한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은 그분들의 노력 덕분이다.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증명서를 떼주는 곳이라고 말하기에는 모자란다. 그 안에서 다양하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과 주민 화합이라는 하나의 지점을 향해 나아가려는 노력이 주민들에게 닿기를 바란다.이른 아침부터 서충주지역 환경 정비에 힘쓰는 직능단체 회원들의 모습. ◆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충주시에서 민원담당으로 일하며 겪은 일상을 수필로 쓴 글이 등단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공직 업무의 꽃인 민원 업무로 만난 수많은 일화들이 매일 성장통이자 글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내가 건넨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2024.11.14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공직단상 느린 우체통, 숙성된 감동을 배달합니다. 혹시 여행지에서 느린 우체통을 마주하게 된다면, 꼭 편지를 써보기를 권하고 싶다. 일 년 후 배달되는 편지가 주는 감동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기에. 더불어 희망해 본다.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 모든 이가 마음이 도착할 내년 오늘엔 꼭 웃을 일이 많았으면. 한다고. 가수 윤하가 노래한 느린 우체통의 가사처럼 말이다.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 더위가 한창이던 7월의 어느 퇴근길이었다. 평소처럼 집에 가는 버스에 앉아 핸드폰으로 퍼즐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게임 화면 위로 카톡 메시지 알림창이 떠올랐다. 감동감동이야. 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메시지, 보낸 이는 시어머니셨다. 시어머니께 감동을 드릴 만한 장한(?) 일을 한 기억이 당최 없었던 터라, 고개를 갸웃거리며 카톡 창을 열어 보았다. 감동감동이야. 가슴이 뭉클하네. 사랑한다. 우리 꾀꼬리~ 라는 사랑이 가득한 메시지와 함께 사진 파일도 하나 들어와 있었다. 엽서 한 장과 시어머니의 발이 함께 찍힌 사진이었다. 얼핏 사진을 보고도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어, 사진을 확대해 엽서의 내용을 읽어보았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저는 지금 정선 출장 중이에요~ 느린 우체통이라고, 1년 후에 배달해 주는 엽서가 있어서 생각나서 편지드려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늘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20230707 금요일 그제야 아! 하는 소리와 함께 편지를 쓴 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편지의 작성일은 작년 7월 7일, 편지를 쓴 곳은 출장 때문에 방문했던 정선이었다. 리조트에서 우연히 마주한 느린 우체통앞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이 떠올라 펜을 들었고, 아들, 남편, 양가 부모님, 일 년 후의 나에게 사랑과 감사, 응원의 마음을 가득 담아 쓴 엽서를 설레는 마음으로 우체통에 넣었었다. 1년 전, 정선에서 만난 느린 우체통에 넣어둔 편지가 다시 1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전달되었고 받는 이에게 더 진한 감동을 주었다. 이후 바쁜 생활 속에 엽서를 썼었다는 것 자체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날 내가 썼던 엽서는 느린 우체통 속에서 일 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그날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전달되었던 것이다. 느린 우체통이란 편지를 넣으면 며칠 내로 전달되는 일반 우체통과는 달리, 6개월이나 1년이 지난 뒤 적어둔 주소로 보내지는 특별한 우체통을 말한다. 주로 지방자치단체나 민간 기업이 전국 관광명소에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5월에 인천 영동대교 휴게소 기념관에 설치된 우체통 3개를 시작으로, 전국 324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느린 우체통은 경북 포항 호미곶광장,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대구 김광석 거리,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등에서 만날 수 있고, 민간 기업들이 운영하는 느린 우체통은 경기 가평 쁘띠프랑스,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금은 여러 관광명소에서 느린 우체통을 종종 만나볼 수 있어서 낯설지 않게 느껴지지만, 처음 이 우체통을 접했을 땐, 그 개념이 참으로 생소했었다. 편지는 받는 이에게 빨리 전달될수록 좋은 게 아닌가, 그런데 느린 우체통이라니! 지난 2월 속초 메이트힐 카페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의 모습.(제공=우정사업본부) 여러 통신 매체가 주는 빠른 속도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탓일까? 단 몇 초 만이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이 시대에, 일 년이라는 시간은 가늠이 되지 않는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지나와 전달된 편지에는, 단 몇 초 만에 전달되는 메시지를 받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커다란 감동이 있었다. 그것은 마치 긴 시간에 걸쳐 천천히, 잘 만들어진 음식에서만 느낄 수 있는-즉석 식품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세월 속에 숙성된 맛 같은 진한 감동이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느림의 미학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느린 우체통, 그 우체통 안에서 잘 숙성된 감동을 배달해 주는 역할을 우정사업본부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낀다. 혹시 여행지에서 느린 우체통을 마주하게 된다면, 꼭 편지를 써보기를 권하고 싶다. 일 년 후 배달되는 편지가 주는 감동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기에. 더불어 희망해 본다.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 모든 이가 마음이 도착할 내년 오늘엔 꼭 웃을 일이 많았으면. 한다고. 가수 윤하가 노래한 느린 우체통의 가사처럼 말이다. ◆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강원지방우정청 회계정보과 소속으로 2022년 공직문학상 동화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우체국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동화로 옮겨내 수상의 기쁨을 얻었다. 우체통과 편지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우체국에는 온갖 이야기를 담은 우편물과 택배가 가득하다. 이들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동화로 옮기는 중이다. 2024.11.13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
- 대통령이 정말 하고 싶었던 말 마침내 접견실 문이 열렸다. 호박색 넥타이에 감색 정장 차림의 대통령이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로 성큼성큼 들어섰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서울로 날아든 취재진에게 격려의 악수를 건너는 대통령의 입가에는 잔잔한 웃음이 번졌다. 조명에 불이 들어왔다. 날카로운 질문들이 귓가에 꽂히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미국 대선, 북한의 도발 같은 외교 안보 현안으로 시작해 4대 개혁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경제 현안, 저출생 문제 등으로 주제가 넘나 들었지만 대통령의 대답은 흔들리지 않았다. 대통령 앞에는 메모지 한 장 놓여있지 않았다. 생각의 흐름에는 거침이 없었고, 인터뷰 내내 취재진의 끄덕임이 자주 느껴졌다. 70분의 시간은 그렇게 시나브로 흘렀다. 미국의 대표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와의 단독 인터뷰는 그렇게 진행됐다. 당장이라도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듯 으르렁거리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4대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대통령의 확신에 찬 모습이 취재진에게는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뉴스위크가 커버스토리 제목을 윤 대통령에게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아니다라고 뽑은 이유일 것이다. 재임 중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몇 %로 높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퇴임 후 다음 정권에서 우리의 성장을 계속 추동할 수 있는 잠재 성장동력을 얼마나 만들어 내는가가 재임 중에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윤 대통령의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지지율이 추락해도, 중간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제 임기 중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풀려야 하고, 개혁과 제도 개선을 하지 않고 물러설 수가 없다라는 말은 임기 반환점을 맞은 윤 대통령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사자후(獅子吼) 같았다. 뉴스위크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11월 5일)가 나온 직후 발간된 첫 잡지 커버 스토리로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다. 대표 이미지로는 은은한 미소 속에서도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사진을 골랐다. 커버 스토리 메인 타이틀처럼 국내적 진실(Home Truths)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불굴의 의지로 개혁을 완수하려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이미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 본문의 제목은 한결 더 비장하다. 혹독한 맞바람(Harsh Headwinds). 부제로는 점차 더 호전적이 돼 가는 북한이라는 유령(specter)의 그림자 속에서 한국의 구조적 문제를 개혁하기 위한 윤 대통령의 전쟁(battle)이라고 뽑았다. 뉴스위크 편집팀은 전 세계인들에게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내 도전적 환경의 엄중함(magnitude of the challenges)을 현실적으로 부각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윤 대통령은 인터뷰 도중 국가안보 현안과 국내적 개혁 모두 경중을 가리기 어려운 절체절명의 과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의 뜻이 전달됐는지 뉴스위크는 인터뷰 일문일답의 제목으로 한국 정부의 대외정책과 국내적인 개혁과제의 추진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발언을 인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선물 받은 빈티지 야구 용품 앞에서 뉴스위크 취재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뉴스위크와 인터뷰 관련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3월로 거슬러 간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커버 스토리로 다뤄 보겠다는 제안이 있었지만 4월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정돼 있었고 의대 정원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 추진에 매진하던 시기여서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다시 한번 인터뷰 논의가 재개됐고 10월 16일 7개 월 여 만에 인터뷰가 성사됐다. 커버 스토리의 비중을 감안해 뉴스위크 소유주인 데브 프라가드 최고경영자(CEO)와 낸시 쿠퍼 글로벌 편집장(Global Editor in Chief)이 영국에 주재하고 있는 매슈 토스테빈 선임 에디터와 함께 팀을 이뤘다. 프라가드 CEO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뉴스위크를 흑자로 돌려놓은 경영의 귀재. 2021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프라가드 CEO의 경영 노하우와 리더십을 사례 연구 교재로 활용해 유명세를 탔다. 메인 기사의 필자인 토스테빈 선임기자는 BBC와 로이터 통신에 몸담으면서 중동, 아프리카 등 분쟁지역 종군기자로 활약해 온 전형적인 강골 기자. 인터뷰는 결국 예정된 시간을 넘겼지만, 추가적인 질문 3~4개를 더 소화하면서 취재진의 궁금증에 화답했다. 이어진 화보 촬영 시간. 70여분 간 이어진 인터뷰 뒤에 진행된 프로필 사진 촬영이었지만 대통령은 시종 밝은 표정으로 제작진의 요청에 응했다. 공식적인 촬영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2층 접견실을 직접 상세히 소개했다. 미국 존 F 케네디 재단이 수여한 용기 있는 사람들 상, 지난해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선물 받은 빈티지 야구 용품, 그룹 퀸과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돈 매클린의 레코드판 선물 등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운 뒤 취재진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은 4대 개혁에 집중했지만 뉴스위크 취재진은 남북 대치의 현장이 궁금했던 것 같다. 북한의 경의선 동해선 연결도로 폭파의 여파로 비무장지대 방문은 무산됐고 파주의 오두산 통일전망대 방문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뉴스위크 기사에는 통일 전망대에는 한국의 지도자들이 통일에 대한 희망을 쓴 서예가 전시돼 있다. 화려한 문구 사이에서 돋보이는 윤 대통령의 간결한 메시지는 자유, 평화, 그리고 통일 이었다는 문구로 반영됐다. 뉴스위크 측은 윤석열 대통령의 개혁 추진 의지의 강인함(resilience)과 사심 없는 결단력(selfless determination)을 두 개의 키워드로 보았던 것 같다.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4대 개혁의 성공은 이제 전 세계인의 관심거리가 됐다. 2024.11.13 하태원 대통령비서실 해외홍보비서관
- AI반도체는 대한민국을 G3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AI 반도체는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처리 속도가 요구되는 AI 모델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필수 인프라이자 전략적 자산이다. 이를 둘러싼 세계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은 AI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적 자립을 강화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유회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AI반도체공학회장 AI시대에서 반도체 기술의 중요성 AI의 발전은 ChatGPT(챗GPT)와 같은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인류의 역량을 확장하며 현대 산업과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AI의 지속적인 발전과 확산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인간의 지능이 뇌라는 맞춤형 하드웨어를 통해 고성능을 발휘하듯, AI도 특화된 반도체 없이는 혁신적 발전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AI 반도체 개발과 관련 인프라 강화는 국가적 우선순위로 다뤄져야 한다. 현존하는 GPU는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지만, 전력 효율성과 처리 속도 측면에서 한계를 지닌다. 기존 GPU는 주로 게임이나 그래픽 처리를 위해 설계된 반도체로, AI 알고리즘의 독특한 연산 패턴을 최적화하는 데 제약이 있다. 반면, 뉴럴 프로세싱 유닛(NPU)과 같은 AI 특화 반도체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다. AI 특화 반도체는 전력 소모를 줄이고 연산 효율성을 높여 AI 응용 프로그램의 확장성을 높인다. AI는 이제 데이터 센터에서만이 아니라 온-디바이스AI에서 보듯이 우리 산업과 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AI-X(AI 변환) 시대에서 반도체 기술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넘어서 AI 구현의 중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AI 반도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를 높이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 기업들의 AI 패권 다툼 AI 기술의 빠른 발전은 전 세계 주요 기업들 사이에 치열한 패권 경쟁을 일으켰다. 미국의 엔비디아(NVIDIA)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GPU인 H100으로 시장을 선도하며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기존 GPU의 한계를 뛰어넘는 H100은 AI 모델의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폭발적 수요를 끌어냈다. 더불어 내년 중순 발표될 차세대 블랙웰 GPU는 AI 연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통해 GPU 성능을 강화하며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을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인텔은 가우디2AI 가속기를 출시하여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오픈AI는 TSMC 및 브로드컴과 협력해 AI 연구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전략적 제휴는 반도체 자립성을 강화하고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반영한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연산 요구가 생겨나면서 맞춤형 AI 칩 개발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리벨리온이나 퓨리오사 그리고 하이퍼 엑셀과 같은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독자적인 칩을 개발하여 우리나라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으로 AI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가속화될 것이다. AI 연산 특화 칩은 단순한 하드웨어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글로벌 AI 기술 주권을 확보하려는 각국과 기업들의 주요 무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 AI반도체 분야의 현재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높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AI 반도체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도 AI 반도체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특히 PIM(Processing in Memory)과 NPU(Neural Processing Unit) 기술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그간 쌓아온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메모리 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PIM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리벨리온, 퓨리오사, 모빌린트와 같은 한국의 주요 스타트업들은NPU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리벨리온은 세계 최고 반도체 학회인 ISSCC 2024에서 엔비디아의 성능을 능가하는 NPU 관련 연구 성과를 발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기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은 PIM뿐만 아니라 NPU 분야에서도 AI 반도체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AI전략최고위협의회 AI반도체분과 회의에서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발언하고 있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국 반도체 인력 양성 사례 반도체 산업은 기술과 인력의 경쟁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분야이다. 특히 최근 반도체 기술이 급속도로 고도화되고,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인재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KAIST는 2023년에 반도체 설계에 중점을 둔 교육 과정을 마련하여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갈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을 설립했다.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은 AI 반도체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통해 학생들에게 이론과 실습을 겸비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또한 AI알고리즘, AI반도체 및 AI응용 3가지의 기술을 종합적으로 펼칠 수 있는 실무 역량과 연구 능력을 모두 갖춘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또한, KAIST는 이 대학원의 교육 품질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와 AI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교원으로 확보하여, 학생들이 첨단 지식과 실무 경험을 쌓아 AI-X의 선도자들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은 국내외 유수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 산학 협력 프로젝트,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글로벌 인재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국제적인 시각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기회를 얻고 있다. 지난 3월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카이스트에 개소한 PIM 허브설계센터에서 개발에 성공한 뉴로모픽 컴퓨팅 반도체 핵심 기술인 상보형-트랜스포머 내용 등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 반도체 주권 확보 향한 정책적 전망 AI 반도체는 차세대 기술 경쟁의 중심축으로,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AI 반도체는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처리 속도가 요구되는 AI 모델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필수 인프라이자 전략적 자산이다. 이를 둘러싼 세계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은 AI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적 자립을 강화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경쟁국들과의 차별화된 기술 선점을 위해 정부, 산업계, 학계 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리고, 정책적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과 연구기관이 협력 연구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메모리 강국의 이점을 살려 저전력PIM을 바탕으로 온-디바이스 AI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산업을 일구어야 하며 뉴로몰픽 칩을 통해 초격차 선도에 나서려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기술 이전과 상용화를 촉진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연구 성과가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둘째, 혁신 인재의 발굴과 육성 등 관련 인프라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과 같은 특화된 교육 기관을 확대하여 AI 반도체 분야의 고급 인재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커리큘럼은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실무 기반으로 설계되고,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실습과 인턴십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이론과 실무를 균형 있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학계와 산업계 간의 괴리를 줄이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 적응력을 갖춘 고급 엔지니어를 육성해야 한다. 셋째, 엔지니어의 처우를 개선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AI 반도체 인재는 글로벌 수요가 높아, 국내 유수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국내 AI 반도체 산업 종사자에 대한 경쟁력 있는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엔지니어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비자 발급 완화, 연구비 지원 등 유입 정책을 마련해 글로벌 인재들이 한국의AI 반도체 산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해외의 우수 연구자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세계 기술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며 국제 시장도 능동적으로 개척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 표준화와 AI-X와 같은 응용기술에 힘써 세계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AI 반도체는 고도화된 기술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국제적 기술 표준화를 주도함으로써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해외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AI알고리즘, AI반도체 및 AI응용 3가지의 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전산업과사회전분야에AI의 도입 및 활용을 가속화시키는 AI-X를 국내 주요 기업 및 연구 기관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선도적으로 실현하고, 이를 통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은AI 반도체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AI 반도체 산업의 선도는 대한민국이 세계 G3로 미래 기술 패권을 쥐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2024.11.12 유회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AI반도체공학회장
- 공직단상 외로움과 고립 속에 되뇌는 위로, 도서관에서의 마음 산책 외로움과 고독이 번민하는 우리 사회에서, 자신도 모르게, 또는 원치 않게 사회적 약자가 되어버린 청년들에게 도서관이 위로와 위안이 되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숙희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외로움과 고립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사회의 독특한 징후로 여겨진다. 어느 사회에서든 외로움과 고립은 늘 존재했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만큼이나 외로움과 고립이 만연한 시대 또한 없을 것이다.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겪은 후 살아가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코로나가 남긴 단절의 자국들은외로움과 고립의 병폐가 무엇인지를 체감하게 해준다. 기술의 발전이 선사한 유용과 편리마저도 그 병폐를 극복하게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코로나 이전의 삶에 대한 향수로 버티던 질곡의 일상에서 우리가 바랐던 것은 어쩌면 누군가와의 만남 그 자체였을지도 모르겠다. 특히,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있어 코로나로 인한단절의 시기는 유례없는 사건이었을 것이다. 학기 초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등하굣길이나 동네 놀이터, 도서관, 아르바이트 장소 등 다양한 공간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강제로 잃어버렸던 청소년과 청년 세대들에게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우울증 같은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예사였을 것이다. 사회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지만 일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에 단절을 경험했던 이들에게 만남, 친목, 어울림을 자연스럽고 빠르게 익히기엔 다소 부족한 시기일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 문학실. 나는 도서관이야말로외롭거나 고립감을 느끼는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으리라믿는다. 도서관은 아주 오래 전부터 누군가와의 만남을 그리던 곳, 새로운 시작을꿈꿀 수 있는장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디지털화로는 채워질 수 없는 무수한 만남으로서 도서관은 존재한다. 책과의 만남. 거기에 남은 손때, 결을 따라 남은 냄새, 그 책장을 넘길 때의 소리가 그리웠던 이유는 비단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것은 아니다. 조용한 서재에서 고요히 자신의 일만을 감당한다고 생각했지만, 이곳에서 우리는 책을 읽고 또 함께 그 이야기를 나누며다른 누군가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개인주의의 온상으로 보여지는 이 사회 속에서도서관이야말로그 중후한 만남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도서관과 함께하는 마음 산책을 문화의 날인 11월 27일 오후 6시 30분에 개최한다. 도서관과 함께하는 마음 산책 포스터. 외로움과 고립 문제를 경험해본 청년들을 대상으로 여는 이번 행사는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 소통과 공감의 프로그램을 통해 도서관의 사회적 포용을 실천하는 시범사업으로 열린다. 책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들을 위해 사서들이 외로움과 고립을 주제로 한 다양한 도서를 추천해주는 도서 큐레이션(book curation) 전시도 펼쳐질 계획이다. 부디 마음 한켠의 외로움과 허전함을 느끼는 사람들 누구나 이곳 도서관에서 마음을 나눌 책을 읽고 공감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위로받길 바란다. 도서관은 방대한 정보를 보관하는 문서고 역할뿐 아니라 만남을 지속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필멸할 것들이 분연히 자신을 드러내고 누군가에게 그 목소리가 가닿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장인 것이다. 외로움과 고독이 번민하는 우리 사회에서, 자신도 모르게, 또는 원치 않게 사회적 약자가 되어버린 청년들에게 도서관이 위로와 위안이 되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버린 시간이 사라지고 소리가 조각되어 떠다닌다 오르골에 던져진 생각이 똑딱, 바늘이 움직인다 마음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후려진 바람에 쓴 미소를 마신다 익숙해진 흔적을 지우기 위해 걸어 또 걸어 바람의 언덕까지 내어 하늘까지 내던지고 끝은 새로운 시작으로 다시 채워 간다 쏟구치는 눈물을 구겨 놓고서 몰려드는 아우성, 세차게 이는 파도는 식지 않고 소용돌이친다 생각에 생각이 끝을 세우고 마음 비우기를 반복한다 쓰러진 모래성을 만들고 소리는 안에 머물고 있다 어디선가 꽃비가 내린다 - 한숙희 詩, 미래를 위한 그림 ◆ 한숙희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국립중앙도서관 국제교류홍보팀 근무, 2021년 공직문학상 시 부문 은상 수상, 같은 해 시인정신으로 등단했다. 우리가 행복한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출근하는 35 년 차 사서이자 도서관에서의 일상을 시로 구현해내는 시인이기도 하다. 2024.11.06 한숙희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 로컬 기행 부드럽게 몽글몽글 솟는 강원도의 힘 ‘감자옹심이’ 감자바우라는 말이 있다. 척박한 땅에서 감자를 주식으로 삼아 굽고 삶고 지지고 볶고 튀기는 가운데 감자전분으로 옹심이를 만든 투박한 강원도 사람들의 우직함과 근면함과 성실함을 일컫는다고 나는 여전히 믿는다. 감자바우들의 손끝이 빚는 감자옹심이는 언제고 따뜻하고 투명하다. 별거 없어도 족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윤희 방송작가, 로컬문화 전문가 단풍이 일찍 물드는 설악산의 11월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어디 설악뿐일까? 전국이 행락객으로 넘쳐난다. 짙푸른 녹음이 물러나면서 단풍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사이, 반대로 바다의 생명들은 추운 겨울을 대비해 한껏 몸을 살찌운다. 단단한 살집과 기름기로 몸을 채우고 차디찬 수온을 견디는 겨우살이를 준비한다. 땅과 뭍이 초라해지고 스산해지는 겨울, 역설적으로 바다는 가장 맛있어진다. 산과 바다의 맛을 아우른 동해안 여행의 백미는 이름도 상징적인 동해시다. 지금에야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린 양양이니 강릉이니 주목받지만 동해시는 뭐니 뭐니 해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애국가 첫 소절의 화면으로 유명해진 추암 촛대바위를 둔 곳이 아닌가? 일출이 바위에 걸리는 모습이 형언할 수 없는 장관으로 소문난 영동의 해돋이 절경 촛대바위. 소싯적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야간열차를 타고 새벽녘에 당도해 추암에서 사진 한 장씩 찍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었을 것으로 기억된다. 일출을 기다리기엔 너무 추워서 슈퍼에 들어가서 컵라면이라도 들이키며 몸을 녹이러 들어가던 찰나, 손사래 치는 주인장이 남자부터 들어오시오 하던 그 퉁명스러운 말투를 기억한다. 바닷가 사람들에겐 첫 손님이 여자면 안 된다고. 아직도여자를 첫 손님으로 터부한다고? 그러나 곧이어 따뜻한 물이며 이것저것 챙겨주던 그 투박한 다정함에 금방 마음이 풀리고 따스해졌던기억이 있다. 거친 파도에 생사를 걸다 보니 어찌할 수 없이 바닷가에 진득하게 남은 생의 고집과 일상으로 읽혔다. 오늘이면 날씨가 아주 좋아서 일출 찍기 좋겠다며 젊은 신혼부부에게 운이 좋다는 덕담도 아끼지 않은 슈퍼 주인아저씨를 기억한다. 달력 사진으로 써도 좋겠다며 스스로 자찬했던 그 추암의 사진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내게 동해시는 관광지로 개발된 도시들인 강릉, 양양, 삼척 사이에서 가장 동해스러움을 간직한 땅이다. 추암 촛대바위도 그렇거니와 촛대바위 지척에 있는 북평민속시장 때문이다. 3일과 8일장인 북평민속시장은 강원도뿐 아니라, 전국적인 규모의 장터다. 성남 모란장, 전북 이리장과 전국 3대 규모의 오일장으로 손꼽힌다니, 가보지 않고선 그 규모를 쉬 짐작 마시라. 1963년에 발행된 삼척읍지에 따르면 1796년(정조 20년) 장세를 받았다고 기록돼 있으니 무려 228년 역사를 지녔다. 오랜 역사만 내세우면서 겨우 체면치레로 명맥을 유지하는 것도 아니다. 국도 7호선과 38호선, 42호선과 동해고속도로까지 지나면서 동해항을 지척에 둔 터라 북평장날이면 강원도가 들썩인대도 과언이 아니다. 동해의 중심이었던 삼척 지역의 북쪽 들판에 선 장이라서 이름이 북평이라 하는데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아직도 뒷드르장, 뒷뚜르장이라 부르며 느릿한 걸음을 앞세우고 국밥 한 그릇 자시러 온다고 한다. 1970년대 북평장터.(제공=북평민속시장) 오일장은 언제나 그랬다. 신문물과 전국 팔도의 물건들이 가장 먼저 소개되고 세상 이야기와 볼거리가 그득한 축제의 장이었다.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가장 빠른 소식들과 첨단 유행이 난무하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산업화와 정보화를 앞세운 대형 할인점과 새벽 일일 배송의 파상공세 속에서 시장의 영화는 너무 짧았다. 그러나 동해의 북평장 만큼은 꿋꿋하게 전통을 고수하는 우직한 사람들이 여전히 목청껏 외치며 먹고사는 일을 드높인다. 인근 삼척, 울진, 태백과 정선에서 찾을 정도로 산과 바다, 들녘의 모든 것들이 넘쳐흐른다. 어물전만 보자면 가자미, 백골뱅이(백고둥), 곰치, 문어, 양미리와 도루묵, 말린 명태, 오징어, 쥐포, 심지어 명태 부산물 명란까지, 특유의 비린내가 씩씩하다. 산세 깊은 강원도의 자랑인 버섯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개 1능이 2송이 3표고라지만, 북평장에서 거래되는 자연산 송이는 그 향과 맛이 능이를 압도하고도 남음이다. 어디 송이뿐이랴, 느타리, 표고, 영지, 마트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뽕버섯(천마재배에 쓰이는 뽕나무버섯)까지 볼 수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700명이던 노점 상인들이 500명으로 줄었고, 번번한 숙박시설이 없어 인근 삼척과 강릉에 관광객들을 다 빼앗기는 실정이지만 북평민속오일장의 생명력은 끈질기다. 5년째 대변인을 자임하는 남진수(54) 상인회장은 228년 역사와 전통을 지닌 북평민속시장의 과도기를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전국 팔도의 커다란 장이란 장은 발품 찾아다녀 보면서 북평장에 대한 확신은 커졌으나 앞으로 어떻게 활성화시킬지 고민이 깊다. 추암 촛대바위가 지척이지만서도 주차장이나 가족 단위가 즐길만한 숙박시설이 없으니, 죄다 강릉이나 삼척으로 먹고 자러 가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228년 역사의 시장이 우리 대에 와서 쇠락한다면 을매나 아깝습니까? 다들 북평장에 오면 물건 좋고 값 싸서 다들 놀랩니다. 뭔가 딱 하나만 더 있으면 될 것 같은데... 젊은 사람들이 찾는 장터로 만드는 게 우리의 꿈이자 욕심입니다. 북평민속시장의 현재 모습. 장터의 대표적인 먹거리 하면 국밥을 빼놓을 수 없다. 북평장도 본디 쇠전(우시장)이 크게 성했으나 지금은 즐비한 소고기국밥집과 국밥거리만이 쇠전의 옛 명성을 보여주고 있다. 소머리국밥집 앞에서 잠시 갈등을 했으나 이내 발길을 돌린 곳은 강원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감자옹심이집이다. 옹심이는 새알심의 강원도 사투리다. 그러나 그 어감이 어찌나 귀엽고 앙증맞은지, 옹심이라 가만히 부르면 뭔가 속에서 뜨뜻한 게 퐁- 퐁- 몽글몽글 솟는 것 같다. 절대 옹심이를 대신할 단어는 없다. 그러나 이 귀엽고 앙증맞은 감자옹심이에 얽힌 척박한 땅 강원도의 구황작물 감자의 역사는 처연하고 아프다. 유사 이래 감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한 먹거리다. 남미가 주산지였던 감자는 16세기 스페인 사람들의 신대륙 발견과 동시에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감자가 처음부터 환대받은 건 아니었다. 땅에 묻힌 뿌리 작물을 죽음, 어둠 등 이미지로 경원시했던 탓에 악마의 식물로 천대받았으나, 유럽을 휩쓴 대기근 앞에서 오직 감자만이 구세주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땠을까? 우리나라에 감자가 들어온 시기는 생각보다 짧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의하면, 19세기 청나라 심마니가 조선 국경에 몰래 침입하였다가 재배가 손쉬운 감자를 산중에서 재배하였는데 그들이 떠난 후 감자가 그대로 자라게 되고 번식력이 높아서 식량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1832년, 영국 상선의 어느 선교사가 전라도에 씨감자 재배법을 전수했단 기록도 있으나 정작 강원도 감자가 유명해진 것은 1920년경 독일에서 들여온 신품종 감자가 강원도 난곡 농장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던 차 1974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교수가 개발한 수미 감자(원명, Superior)가 국내에 품종 등록되면서 본격적으로 강원도 감자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감자는 토양이나 비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무엇보다 가뭄과 장마는 물론 냉해에도 강해 강원도 고랭지의 효자 상품이 됐다. 유럽에서 땅속뿌리 식물을 죽음, 어둠과 연결시키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마와 토란, 칡 등 뿌리작물을 먹은 터라 감자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것도 한몫했으리라. 수미감자의 대성공, 수미는 국내 감자시장의 80%를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올해는 수미감자 도입 딱 50주년, 반세기 만에 강원도는 감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땅이 되었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도토리를 갈아서 묵을 쑤는 민족아닌가.칡도 찢어서 물에 앉혀서 전분으로 반죽을 내 국수로 말거나 수제비를 뜨는 민족인데이 감자 따위를 가만둘 수 있으랴? 감자를 갈아서 깨끗하게 씻어서 앉히기를 수십 번씩 하는 인고의 옹심이 반죽이 있고, 주문받자마자 갈아서 뭉쳐 내는 패스트푸드 옹심이 반죽도 있다. 그렇기에 어떤 감자옹심이는 야들야들 만두피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어떤 감자옹심이는 탱글탱클하면서도 서걱거리며 씹는 맛이 살아있다. 전자든 후자든 멸칫국물에 푹 끓인 담백한 감자옹심이는 맛없기가 어렵다. 집집이 저마다 감자옹심이를 대하는 필살기가 있기에 똑같은 감자옹심이래도 맛과 멋이 각양각색이다. 젓갈을 많이 쓰지 않고 양념을 슴슴하게 하는 강원도 김치 한 점 올리거나 간장과 된장을 따로 내리지 않은 강원도 막장에 양파나 풋고추 한 번 찍어 먹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나는 이 맑고도 깨끗한, 수수한 감자옹심이를... 강원도 땅을 밟으면 어찌 됐든 꼭 먹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한다. 북평민속시장에서 먹는 감자옹심이. 감자바우라는 말이 있다. 표준어로는 감자바위지만, 감자가 많이 나는 강원도 지역과 그 사람들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척박한 땅에서 감자를 주식으로 삼아굽고 삶고 지지고 볶고 튀기는 가운데 감자전분으로 옹심이를 만든 투박한 강원도 사람들의 우직함과 근면함과 성실함을 일컫는다고 나는 여전히 믿는다. 감자바우들의 손끝이 빚는 감자옹심이는 언제고 따뜻하고 투명하다. 별거 없어도 족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것이야말로 북평민속시장의 맛, 동해의 맛, 그리고강원도의 맛!로컬100의 맛이다. ◆ 이윤희 방송작가, 로컬문화 전문가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KBS 한식연대기, 넷플릭스 삼겹살 랩소디, 스카이트래블 한식기행 - 종부의 손맛 등 우리 식문화를 소재 삼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집필했다. 방송작가 22년 차지만 언제나 현역~! 지역마다 고유한 맛과 멋을 알리는 맛깔 난 글을 쓰고 싶다. 2024.11.05 이윤희 방송 작가
- 저출산 고령화 대극복 희망의 신호 “우리도 결혼하고 아이 낳고 싶어요” 결혼과 출산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증가하는 것은 저출생 위기인 우리 사회에 희망의 신호이다. 미래세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길이 될 것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도 가족과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지름길이 되기를 희망한다. 김기탁 가치자람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 최근 결혼과 출산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며 긍정적인 신호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희망의 씨앗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결혼과 출산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경제적 지원의 확산이다. 그동안 정부가 청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으며 이는 많은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청년 주택 드림 청약통장, 결혼, 출산 시 특공기회 추가허용, 신혼·출산 가구 대상 주택 6만 가구 추가 공급,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요건 완화, 육아휴직 확대, 출산 장려금 등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조사 에서 청년들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하게 꼽은 일·가정 양립, 주거 등 결혼·출산 지원 부분을 정부가 발 빠르게 해결해 나가며 청년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고 있다. 둘째, 사회적 가치의 변화다. 과거에는 개인의 경력과 경제적 성공이 우선시 되었지만, 최근에는 가정과 가족의 중요성이 재조명되며 일·가정 양립의 균형(balance)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는 청년들이 가족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는 것에 대한 긍정적 신호이며 단순한 추세(trend)가 아닌 가치관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다둥이 가정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어야 한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K-패스 2자녀 30% 3자녀 이상 50% 할인 신설, 다자녀 국가 장학금 확대, 다자녀 전기차 구매 보조금 확대 등 다둥이 혜택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은 현실이다. 특히, 둘째와 셋째 아이에 대한 지원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아이들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아버지들.(필자 제공) 좀 더 현실적인 다자녀 부모들의 요구를 10가지로 정리해 보았다.▲자녀 수에 따른 아동수당 차등 지급 ▲각 지자체 공공기관 놀이시설, 박물관 다자녀 할인 통합 및 시설 이용확대 ▲다자녀 육아휴직 지원금 확대 ▲다자녀 가정 육아휴직 의무화 ▲배려 주차장이 아닌 다자녀 전용 스티커를 이용한 전용 주차장 ▲정부 플랫폼을 활용한 다자녀 숙박 시설 확인 및 할인 지원 서비스 ▲다자녀 기차 이용 가능 시간 확대 ▲맞벌이 다자녀 가정 주말 달빛어린이 병원비 경감 ▲수도, 전기, 가스 등 할인 한도 상향 ▲신생아 특례대출(전세 및 내 집 마련) 출산 기간 확대 등의 생활에 밀접한 요구들이다. 정부는 경제적 지원은 물론, 보육 시설의 확대, 돌봄 프로세스(process) 개선, 교육비 경감, 생활 속 불편 등 다자녀를 양육하는 환경들을 개선함으로 양육문화에 대한 변화를 지속 가능하도록 끌어 나갈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또한 맞벌이 가정이나 다둥이 가정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지원도 중요하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맞벌이 가정은 양육에 대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다둥이는 여전히 경제적 부담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쉬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맞벌이 가정과 다둥이 가정이 겪는 어려움,예를 들어 아이가 아파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거나 다둥이 아이들을 데리고 대중교통 이용의 불편함 등을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정부나 지역 사회, 기업에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맞춤형 제도(유연 근무제, 엄마아빠 행복택시 등)가 편리하게 작동되어야 할 것이다. 다둥이 가정을 존중하고 그들의 경험이 긍정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때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이나 부모들이 다자녀를 선택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양육 문화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임산부 전용 주차 공간.(필자 제공) 이러한 양육 문화 환경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기에 학교와 기업 지역사회에서 다둥이 가정의 필요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시민 인식 교육 프로그램들로 가족 친화적인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끝으로 결혼과 출산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증가하는 것은 저출생 위기인 우리 사회에 희망의 신호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며 청년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사회는 협력하고 다둥이 혜택을 확대하여 사회적 인식을 개선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저출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미래세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길이 될 것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도 가족과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지름길이 되기를 희망한다. ◆ 김기탁 가치자람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자문위원 출산고령화위원회 자문위원이자 가치자람사회적협동조합에서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으로 근무 중이다. 보건복지부 100인의 아빠단으로 활동하며 세 아이와 함께 소통하는 아빠로 성장할 수 있었다. 아빠육아와 남성육아휴직 인식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4.10.31 김기탁 가치자람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
- 저출산 고령화 대극복 엄마의 마지막 집 아직은 건강하신 엄마의 마지막 집이 요양원과 같은 시설 보다는 고령자 복지주택이 되도록 개선되는 상황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시대의 엄마가 당신 사시던 정든 곳에서 지낼 것을 희망하신다면 단지 또는 마을 단위로 서비스가 집중 연계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고영호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 KBS 시사다큐 프로그램은 2024년 3월 엄마의 마지막 집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 고령자 주거 문제를 다루었다. 늦둥이 아들 관점에서 아버지는 요양원에 모시고, 어머니는 고령자복지주택에 모시려는 상황이 그려지며, 부모와 자식의 생각, 국내외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한데 모은 내용이다. 프로그램의 끝은 아들의 어머니가 정든 집을 떠나 고령자 복지주택에 입주하는 것이 아들을 위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노년의 엄마는아들을이해는 하지만 솔직한 마음은 집을 떠나기 싫다는 울음 섞인 고백으로 마음을 전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어르신을 위한 주거 정책이 누구의 입장을 얼마나 대변하고 있는가를 자문하게 되는 대목이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관계부처 합동의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저소득 어르신부터 고소득 입주자까지를 아우르는 가사·건강·여가 서비스 결합 고령친화 주거공간 조성과 공공과 민간이 다양한 유형의 주택공급을 확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주거복지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27회 LH 대학생 주택건축대전 수상작들을 살펴보고 있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특히 저소득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 임대주택인 고령자 복지주택의 경우 총 연간 3000호 공급을 계획함과 동시에 중산층 고령가구까지의 입주 기회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령자 복지주택은 국토부가 공급하는 공공 임대주택으로 상층부에는 무장애설계(Barrier Free Design)를 통한 고령자의 낙상 방지와 생활 접근성을 높인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저층부를 복지공간으로 조성한 형태를 갖는다. 복지부는 지자체와 협력하여 사회복지관을 해당 저층부에 설치하고 고령자 복지주택에 입주하신 어르신과 지역주민의 주거 기반 복지 서비스 접근성 강화를 꾀한다. 고령자 주거와 복지 서비스의 물리적 접근성을 주거동 또는 주거단지 수준으로 강제하여 고령자 AIP(Aging In Place, 지역사회 계속거주)를 실현하는 방안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존 공공 임대주택 또는 민간 공급 주택에 거주하시는 대다수 고령자는 주거 기반 복지 서비스 접근성의 한계를 경험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 노인 맞춤형 돌봄서비스와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중심 돌봄을 지원 중이나 지역의 빠른 고령화 속도와 지원 대상 급증에 충분한 대응은 어려운 상황이다. 고령자 복지주택의 강화된 복지 서비스 접근성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기존 주택 거주 고령자의 복지 서비스 접근성 강화는 미국 뉴욕시의 NORC 정책사업을 통한 시사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NORC는 Naturally Occurring Retirement Community의 약자로 자연발생적 고령자 주거단지의 복지 서비스 연계 강화 사업 정도의 국문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미국 뉴욕시에서 최초로 시도된 NORC 사업은 2820 가구 규모 공공 임대주택의 거주자가 청년 세대 이탈, 기존 거주자 고령화로 자연스럽게 고령자 집중 주거단지로 변하자 뉴욕시가 복지 서비스 집중연계 단지로 지정하고 입주자의 AIP를 지원함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1999년 뉴욕시는 NORC 집중 지원을 위한 조례를 마련하고 사업을 확대하였다. 2002년 미국 의회는 미국 26개 주에 3년 간 50개의 NORC 조성을 지원하는 예산을 마련하였다. 미국 NORC 정책사업은 고령자 집중 주거단지가 형성되는 지역의 주민협의체 또는 복지 서비스 공급기관의 요청과 지자체의 서비스 제공 기관 선정 및 NORC 단지 지정으로 추진된다. NORC에 거주 노인이 집중된 만큼 개별 노인의 필요 서비스가 다양하더라도 하나의 단지 내 집합되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보건복지 서비스의 효율적 연계공급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선정된 서비스 제공 기관은 지정된 NORC 단지 거주자 대상 필요 서비스 수요조사를 통해 단지별 특화 서비스 패키지를 마련한다. 공공 또는 민간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지정되는 NORC 사업인 만큼 기존 주택 거주 저·중소득 고령자가 주요 정책 대상자로 특정된다. 사업 추진 이후 2007년 뉴욕시의 사업효과성 평가는 기존 임대주택 대비 NORC 거주 고령자의 사회적 고립감 감소, 필요 서비스 연계의 효율성 증가, 사회활동 참여의 적극성 증가, 자가 건강인식도 증가, AIP 실현 의지 증가를 확인하였다. 미국 NORC 현황.(필자 제공) 최근 경기주택도시공사는 국가의 다양한 고령친화 주거 유형 개발과 공급 확대 계획에 발맞추어고령자 복지주택 사업모델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진입과 고령자 주거 기반 복지 증진 정책 고도화 노력으로 향후 경기도 외에도 지역사회 특화 고령자 주거복지 실현 모델이 다양하게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뉴욕시의 NORC 사업은 고령자 복지주택 외에도 기존 주택 거주 저·중소득 고령자를 위한 주거 기반 복지 증진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지역특화 모델 개발에 참고 가능한 사례이다. 아직은 건강하신 엄마의 마지막 집이 요양원과 같은 시설 보다는 고령자 복지주택이 되도록 개선되는 상황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시대의 엄마가 당신 사시던 정든 곳에서 지낼 것을 희망하신다면 단지 또는 마을 단위로 서비스가 집중 연계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고영호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민간위원 건축공간연구원 고령친화정책연구센터장, 기획재정부 인구위기대응 TF 고령사회 대응반 위원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현재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국토교통부 인구대응협의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령자 주거와 복지의 연계, 고령친화 공동체마을 등에 대한 고령친화 건축도시공간 정책연구 전문가이다. 2024.10.30 고영호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
- 100세 인생 100세 시대, 노후 준비 시작은 20~30대 ‘3층 연금 가입’부터 노후생활비에 충당할 정도의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연금 가입으로는 불가능하다. 매월 적은 금액이라도 30~40년 장기간 불입해야 한다. 20~30대 직장생활 시작과 동시에 3층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가입하고 연금에 대한 공부를 해나가야 한다. 강창희 행복100세자산관리연구회 대표 100세 시대의 노후준비는 20~30대에 사회출발과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하면 놀라는 사람이 많다. 아무리 그래도 20~30대부터라는 건 너무 심하지 않은가 하는 표정이다. 왜 그런 주장을 하는가? 행복한 노후를 위한 준비에는 그만큼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게 연금 준비이다. 우리가 복지선진국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고령자들이 노후자금으로 몇억원씩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소생활비 정도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나라가 복지선진국이다. 일본 내각부가 주요국의 노후주요수입원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 일본, 독일 같은 복지선진국의 경우 60~90%를 차지하고 있는 게 공적·사적 연금이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는 어떤가? 2023통계청 사회조사에 의하면 노후생활비 마련 방법 중 공적·사적 연금의 비율은 29%에 지나지 않는다. 전직 공무원, 군인, 교직원과 특별히 연금준비를 한 일부 고령자들만이 여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고령세대들의 주된 생활비 마련 방법은 무엇인가? 1980년도 조사에서는 72%가 자녀의 도움이라고 대답했다. 당시만 해도 부모의 노후는 대부분 자녀들이 책임지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이 비율이 2023년 조사에서는 12%로 낮아졌다. 몇 년 후에 다시 같은 조사를 한다면 이 비율이 선진국처럼 0~2%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다. 자녀들의 경제사정으로 보나 의식구조로 보나 앞으로 자녀들의 부양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뜻이다. 결국 고령자 자신이 근로소득이나 재산소득 등으로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70대가 넘어가면 대부분의 고령자들은 일자리를 갖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재산이 많으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도 않다. 주위에서 보면 제법 많은 노후자금을 모아 두었는데도 돈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노후자금의 수명이 자신의 수명보다 길어야 하는데 세상 떠나기 전에 노후자금이 바닥나면 어떻게 할까 하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이럴 때 세상을 뜰 때까지 최소생활비 정도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면 노후가 얼마나 안심이 되겠는가? 그런데 노후생활비에 충당할 정도의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연금 가입으로는 불가능하다. 매월 적은 금액이라도 30~40년 장기간 불입해야 한다. 따라서 직장인들은 자신의 노후생활에 연금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확실하게 인식하고 20~30대 직장생활 시작과 동시에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가입하고 연금에 대한 공부를 해나가야 한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국민연금공단 입구.(ⓒ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3층 연금의 1층이 되는 국민연금은 연금자산 운용을 비롯한 모든 관리를 국가기관이 해주고,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연금지급을 국가가 책임져 주는 공적연금이다. 대부분의 사적연금은 지급기간이 정해져 있고 비용을 빼면 물가상승률 커버도 쉽지 않다. 반면에, 국민연금은 세상 떠날 때까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서 지급해주는 종신연금이다. 국민연금만큼 유리한 금융상품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다른 어떤 연금보다도 국민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국민연금 더 받기 전략으로는, 가입의무가 없는 배우자에게도 임의가입토록 하여 연금수령액을 늘리는 방법(임의가입제도), 연금수령 연령이 되었더라도 수령시기를 일정기간 연기하여 연금수령액을 늘리는 방법(연기연금제도), 연금가입자격이 종료(60세)된 후에도 일정기간 계속 가입하여 연금수령액을 늘리는 방법(임의계속가입제도), 사업중단이나 실직 또는 휴직으로 납부하지 못한 연금보험료를 추후에 납부하는 방법(추후납부제도), 출산, 군복무, 실업과 관련하여 가입기간을 추가인정 받는 방법(크레딧제도) 등이 있다. 3층 연금 중 2층에 해당하는 연금은 직장에서 가입하는 퇴직연금, 3층에 해당하는 연금은 개인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개인연금이다. 두 연금 모두 사적연금이며 연금자산 운용의 책임소재를 기준으로 DB(회사책임)형과 DC(가입자책임)형으로 나뉜다. DB형은 운용의 책임을 회사(퇴지연금) 또는 금융회사(개인연금)가 지기 때문에 가입자는 다른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DC형은 운용의 책임이 가입자(근로자)에게 있다. 그런데 퇴직연금도 개인연금도 저금리시대를 반영하여 DC형이 주류로 되어 가고 있다. 같은 기간 같은 금액을 가입한 경우에도 연금자산 운용 결과에 따라 연금수령액이 두배 이상의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그만큼 연금자산 운용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연금자산 운용과 관련해서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가? 원리금보장상품에 운용할 것인지 원금손실의 리스크가 있지만 고수익을 낼 수도 있는 투자형상품에 운용할 것인지, 100% 국내에만 투자할 것인지 국제분산투자를 할 것인지, 국제분산투자를 한다면 어느 지역의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 것인지, 연령대에 따라 운용상품 중 공격적인 투자상품의 비중은 어느 정도의 비율로 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DC형 연금에 넣는 펀드상품을 어떤 운용회사가 운용하느냐에 따라 운용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실력있는 운용회사를 고를 수 있는 공부도 해야 한다. 연금자산 운용과정에서 배운 금융투자지식을 여타 자산을 운용하는 데 활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20~30대에 이런 노력을 시작했느냐 안했는냐에 따라 노후자금 마련에 큰 차이가 나타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3층연금으로 노후 준비해요! 카드뉴스 바로가기 ◆ 강창희 행복100세 자산관리 연구회 대표,전 미래에셋 부회장 대우증권 상무, 현대투신운용 대표, 미래에셋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행복100세 자산관리 연구회 대표로 일하고 있다. 대우증권 도쿄사무소장 시절, 현지의 고령화 문제를 직접 마주하면서 노후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품격 있는 노후를 보낼수 있는 다양한 설계방법을 공부하고 설파하고 있다. 2024.10.24 강창희 행복100세자산관리연구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