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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생태계 복원 2년…이제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해야

2024.05.07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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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 국가 에너지 안보와 경제의 중추인 원자력

그동안 원자력은 에너지 안보와 경제발전의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원자력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과 달리 수입의존도가 10% 이하로 준국산에너지로 분류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단가 중 천연우라늄의 비중은 1~2% 수준에 불과하며, 농축-변환-성형가공을 마친 핵연료의 비용 전체도 발전단가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즉 천연우라늄 국제가격이 2배가 되더라도 발전단가 상승은 1~2%에 불과하다. 

원자력을 제외한 우리나라 에너지 자립도는 2022년 기준 5.6%에 불과하지만, 원자력을 국내 생산 에너지로 포함하면 18%로 많이 증가한다. 이처럼 원자력은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원자력발전의 정산단가는 2022년 기준 킬로와트시(kWh)당 52원(사용후핵연료관리, 발전소 해체 등 사후처리비용 포함)으로 석탄 158원, LNG 239원, 신재생 271원(REC 거래비용 70원 포함)에 비해 현저히 낮아, 전력 요금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심각한 한전의 적자 상황에서는 원자력의 경제기여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기후위기 돌파를 위한 원자력

원자력은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에너지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에너지원별 생애 온실가스 배출계수(g/kWh)는 석탄 820, LNG 490, 태양광 27, 수력 24, 원자력 12, 풍력 11 순이다. 

원자력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선진국 22개국이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현재보다 3배 이상 증설하겠다고 선언한 배경이고 소형모듈원전이 각광을 받게 된 배경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중 간헐성이 거의 없는 수력발전이 매우 부족한 우리나라에서의 원자력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간헐성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안정적으로 대량의 전력을 공급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므로 원자력과 같이 24시간 운영가능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원자력발전의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해 5월 15일 오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식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해 5월 15일 오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식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시의적절한 원전생태계 복원

기후변화 대처, 에너지 안보, 경제 모두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진된 탈원전은 우리가 가야 할 길도, 갈 수 있는 길도 아니었다. 

현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생태계 복원에 나선 것은 시의적절했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원자력 이용 선진국들이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3배로 늘리기로 하고, 소형모듈원전 개발 경쟁이 치열한 지금, 만약 우리가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었다면 아주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되었을 것이다.

◆ 원전 생태계복원의 성과

추진 중이던 건설사업이 백지화되면서 심각한 위기에 몰렸던 원전 공급망 업체들이 신한울 3,4호기 건설사업이 재추진되면서 위를 벗어날 수 있었다. 주기기 공급과 주설비공사에만 6조 원의 계약이 이미 체결되어 원전 생태계복원의 마중물이 마련되었다. 

또한 폐지 위기에 몰렸던 10기의 원전이 계속운전 절차에 돌입했다. 우리와 같은 설계의 원전이 미국에서는 계속운전을 통해 80년 운영하는데 우리는 40년만 운영하고 멀쩡한 발전소를 폐기하는 실수를 바로잡아 현재 10기의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이집트 엘다바 프로젝트,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수출 등 원자력 기술수출도 4조 원 이상 이루어졌다. 수출과 신규원전 건설이 재개되면서 생긴 일감으로 고사 위기에 몰렸던 원전산업체도 위기는 넘기고 생태계도 복원이 시작되었다.

◆ 이제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해야

지난 22일 창원에서 있었던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정부는 원전 생태계 완전 복원을 넘어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정부는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을 소형모듈원전(SMR)과 4세대 원전 등 차세대 유망기술을 중심으로 혁신하고 이를 위해 이번 정부 5년간 4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래 원자력 분야에서의 우리 입지가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수출도 본격화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UAE 원전 사업을 예산과 기간 내에 완수함으로써 우리의 해외원전 사업능력을 검증받았다. 분명히 우리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경쟁자들 대비 유리한 위치에 있다. 

검증된 원전건설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면 현재 진행 중인 체코, 폴란드, UAE, 영국, 캐나다 등의 신규원전 사업에서 원전 최강국다운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의 원자력 이용을 지속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고준위폐기물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이 가장 필요하다. 

현재 우리는 원자력발전단가에 사용후핵연료관리, 방사성폐기물관리, 발전소 해체 비용 등 사후처리비용을 미국과 유럽 대비 충분히 많이 적립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개발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고준위폐기물처분장 부지를 선정하고 건설하기 위한 법률이 없는 상태다. 재원도 있고, 기술도 있으나 법이 부재함으로 인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고준위폐기물처분장 건설사업이 지지부진해진다면 발전소 운영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며, 처분장 선정과 건설과 관련하여 추후 사회적 논란만 키울 수 있다. 

하루빨리 관련 법률이 제정되도록 입법부와 행정부가 긴히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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