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영역
천수만 한 가운데 위치한 대섬, 주변에 열 두 개의 무인도가 있어 ‘열두 대섬’이라고도 한다. 섬 땅에 농사를 지어 살기는 어려웠지만 열두 섬과 바다가 만들어낸 너른 갯밭이 있었다. 그곳에 바지락 농사를 짓고 꽃게·낙지·주꾸미 등 철철이 바다가 내준 살림 덕에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다.
다른 섬보다 일찍 태양광을 설치해 주목을 받았다. 자동차가 없는 청정섬으로 알려지면서 그 후광으로 시누대 사이로 둘레길을 만들고 조망대와 캠핑장을 조성해 힐링섬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죽도는 충청남도 홍성군 서부면에 위치해 있다. 남당항에서 뱃길로 2.7㎞에 불과해 10분이면 닿는다. 배가 없어 이장이나 주민 배를 타고 가야 했던 옛날과 다르게 배를 타는 터미널은 물론 주차장도 마련되었다. 게다가 시간에 맞춰 하루에 몇 차례 오간다. 그만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증거다.
홍성 죽도 외에도 진도군 죽도, 영광군 죽도, 울릉군 죽도, 통영군 죽도, 군산시 죽도 등 같은 이름을 가진 섬이 많다. 대나무가 많아 대섬 죽도라는 한자 지명이 되었다는 지명유래도 비슷하다. 홍성 죽도에 서식하는 대나무는 시누대다. 이 대나무를 이용해 복조리, 빗자루, 대바구니 등을 만들어 뱃길로 광천장, 결성장까지 가져가 팔아 생계를 잇기도 했다.
현재 20여 가구에 40여 명이 상시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부분 맨손어업과 소규모 어선어업을 한다. 최근 여행객들이 많이 찾으면서 식당과 커피숍도 문을 열었다. 행정안전부가 추진했던 명품섬에 선정되어 야영장, 매점, 낚시공원 등도 만들어졌으며 최근에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다.
바지락이 효자다
천수만은 서산A·B지구 방조제가 막아지면서 어족자원이 옛날 같지 않지만 지금도 어패류 산지이다. 그 한 가운데 자리한 죽도는 한마을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변에 11개 무인도가 있다. 이 중 4개는 물이 빠지면 죽도와 연결되어 걸어갈 수 있는 섬이다.
포구가 있는 선착장을 포함해 여섯 개의 해안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주변에 갯벌이 넓고 조개 양식하기 좋다. 이곳이 죽도 주민들이 갯살림을 할 수 있는 터전이다. 모두 바지락 등 패류 서식처이자 양식장이다. 마을을 돌아보면서 가장 많이 눈에 띈 것이 바지락이었다.
마을주민들이 모두 참여해 바지락을 채취해 그 소득을 주식 배당금처럼 나눈다. 요즘 정부가 추진하는 어촌뉴딜이나 재생이 어디에 주목을 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마을어장이 건강한 어촌은 일찍부터 요즘하는 말로 ‘어촌공동체에 기반한 사회적 경제’로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정착하기까지 수 많은 회의를 통해 조정했을 것이다. 그 세월이 곧 죽도의 역사일 수도 있다.
죽도는 최근 잃었던 황금의 바지락밭 ‘상풀’을 되찾았다. 섬이 서산군에 속하다가 홍성군으로 편입되면서 어장을 잃었다. 최근 대법원의 판결로 태안군과 나누어 쓸 수 있게 되었다. 원산도 진촌 어머니들이 조개를 부르는 풍어제 ‘비손’을 할 때 ‘상풀에 있는 바지락 모두 우리 마을로 오게 해주세요’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이렇게 태안이나 서산 바닷가에서는 알아주는 바지락 어장이다. 헌법재판소가 ‘등거리 중간선’ 원칙을 적용해 상펄어장 홍성군 쪽 40%, 태안군 쪽 60%를 인정했다.
신재생에너지가 준 선물, 힐링섬
죽도는 자동차도 없고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도 없다. 그러니 오직 두 발에 의지해야 한다. 한 기업이 죽도에서 신재생에너지 광고를 촬영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한 시간 남짓 걸으면 되는 둘레길이니 부담도 없고 되돌아가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다. 실제로 신재생에너지 자립률이 70%가 넘는 섬이다.
석유를 태워 발전기를 돌려 불을 밝혔던 섬이 신재생에너지로 대체되면서 섬은 단박에 ‘청정에너지자립섬’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여기에 탄력을 받아 캠핑장, 둘레길, 낚시공원이 조성되었다. 배가 운항하고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서 힐링섬이라는 별칭을 더했다.
배가 선착장에 도착하면 여행객은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캠핑을 온 사람들은 마을을 지나 바닷가 캠핑장으로 이동하고 둘레길을 걷는 사람은 ‘옹팡섬’ 조망대로 향한다. 가는 길 주변은 온통 시누대로 덮여 있다. 한용운이 지키고 있는 옹팡섬에서는 서산지구 방조제와 오가도·모도·명덕도 등 무인도를 조망할 수 있다. 이들 무인도에는 백로, 물총새, 왜가리 등이 떼를 지어 머물고 있다.
다음 담깨비 조망대로 가는 길은 물이 빠지면 너른 갯벌이 드러나는 곳이다. 특히 무인도 두 개가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서 죽도와 무인도 사이에 갯골이 생기고 양쪽으로 낮은 언덕이 만들어진다. 그 사이에 독살은 있지만 제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무인도는 바위 해안으로 석화가 많고 갯벌에는 바지락이 자라기 좋은 혼합갯벌이다. 같은 배를 탔던 중년여성 세 명이 물이 빠진 무인도를 돌아보고 탄성을 쏟아내며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어댔다. 여름철 뭉게구름과 무인도와 바다가 어우러져서 멋진 경관이다. 여기에 한 여성이 펼친 붉은 양산이 더해졌다. 요즘 여행객들이 찾는 감성여행 패턴이다.
이 무인도는 안면도와 마주보고 있다. 그 사이에 바지락 황금어장이라는 상풀어장이 있다. 무인도에는 참나리꽃이 활짝 피었다. 마을을 지나 ‘담깨비’ 조망대에 이르면 김좌진 장군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방금 지나온 갯벌과 독살 그리고 바지락어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보령화력발전소가 들어온다. 천수만과 주변 섬 주민들 생업활동에 큰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어민들이 주목하는 곳이다. 마지막 ‘동바지’ 조망대에는 최영 장군이 있다. 이곳에서는 남당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조망대마다 자리한 역사인물은 모두 홍성 출신으로 남당항으로 오는 길에 생가가 있어 찾아 볼 수 있다.
마을 옆 있는 분교는 캠핑장소로 예쁘게 단장되었다. 마을경관개선사업으로 담장벽화로 풍속화가 그려져 있고, 체험거리도 마련했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죽도매점에서 캠핑장을 비롯해 체험을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섬마을카페도 문을 열었다. 작지만 매력적인 섬이다. 이 작은 섬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 벌써 궁금하다.
◆ 김준 섬마실 길라잡이
어촌사회 연구로 학위를 받은 후, 섬이 학교이고 섬사람이 선생님이라는 믿음으로 27년 동안 섬 길을 걷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에서 해양관광, 섬여행, 갯벌문화, 어촌사회, 지역문화 등을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을 하고 있다. 틈틈이 ‘섬살이’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며 ‘섬문화답사기’라는 책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 섬문화답사기, 섬살이, 바다맛기행, 물고기가 왜, 김준의 갯벌이야기 등이 있다.
이전다음기사 영역
이전기사몸과 마음이 행복한 섬길을 걸어보자 다음기사늦가을, 산책하듯 걷기 좋은 도심 속 섬지금 이 뉴스
- 정책뉴스 여름 자연재난 인명피해 최소화…태풍·호우 대비 실태점검 정부가 지하차도와 하상도로에 설치된 진입차단시설과 경보시설 등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설치 중인 사업장은 우기 전인 6월까지 설치가 완료되도록 중점 관리한다. 행정안전부는 농식품부, 환경부, 국토부, 해수부, 산림청, 기상청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오는 24일부터 5월 3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의 여름철 태풍·호우 사전대비 실태 점검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이번에는 지난해 많은 피해가 발생했던 지하공간 침수, 산사태, 하천 급류에 대한 대비 태세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할퀴고 지나간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에서 농민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번 여름철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 등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올여름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의 호우·태풍 준비 상황을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선제적 점검을 추진한다. 먼저 비상 대응체계 구축과 인명피해 우려지역 발굴·점검 상황을 확인한다. 위험상황 발생 시 부단체장 직보 체계를 구축하고, 해당 지역에 대한 사전 통제기준과 주민대피계획을 수립하고 있는지 등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는지 점검한다. 아울러 지하차도·반지하주택 등 지하공간과 산사태 취약지역, 하천변 등 인명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을 확대 발굴했는지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방재시설 정비와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는데, 집중호우 대비 배수펌프장의 시설 정비 상황과 하천 및 우·오수관로 준설 등 정비상태를 확인한다. 특히 시간당 강우량 100㎜ 이상의 강한 호우 발생 상황을 가정한 상황전파, 위험지역 사전통제 및 주민대피 등 재난대응훈련을 실시했는지도 점검한다. 이와 함께 기존 공무원 중심으로 추진했던 재난 대비 현장교육·훈련을 대피조력자(이·통장 등)·마을주민 등까지 확대 실시했는지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점검 결과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여름철 돌입 전인 다음 달 말까지 신속하게 보완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김광용 행안부 자연재난실장은 여름철 자연재난으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첫걸음은 철저한 대비라며 이번 중앙합동점검을 통해 여름철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사전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문의 : 행정안전부 자연재난실 자연재난대응과(044-205-5231)
- 카드뉴스 “리뷰 체험단 모집합니다” 신종 피싱사기 주의…예방법은? 신종 피싱사기 수법과 예방법을 함께 알아볼까요? 1. 리뷰 체험단 사기란? 리뷰 체험단 모집을 빙자하여 불법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고 리뷰를 남기면 즉시 출금 가능한 현금을 준다고 속여 개인정보 및 물품 구매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는 신종 피싱 사기입니다. 2. 리뷰 체험단 사기 수법 가짜 리뷰 체험단 모집 유명 브랜드 쿠팡, 테무 등을 사칭하여 리뷰 체험단 모집을 빙자해 문자 또는 전화 불법 사이트 가입 유도 물품 구매 및 리뷰를 남길 수 있는 불법 사이트 링크를 전송하여 가입 유도 및 피해자 계정에 포인트 배정 물품 구매 명목 현금 편취 배정된 포인트로 물품 구매 후 리뷰를 작성하게 하여 일회성으로 현금 출금이 되는 것 처럼 피해자를 속여, 이후 포인트를 충전하거나 사이트 내 물품을 구매하게 하는 등 현금을 입금할 것을 요구 3. 가짜 사이트 비교하기 사이트 링크를 전송하며 가입을 유도할 땐 실제 홈페이지가 맞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4. 리뷰 체험단 사기 예방법 전화번호 확인하기 - 대표번호가 맞는지 확인하고, 대표번호에 직접 전화 걸어 확인하기 의심하기 - 모르는 사이트 가입 일단, 의심하기 입금하지 않기 - 현금 입금을 유도할 땐 그만두기 신고하기 - 사기가 의심된다면 112 신고하기 급증하는 신종 피싱 사기 함께 예방해요!
- 건강 생활 속 미세먼지 건강수칙 3가지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 입자로, 피부와 눈, 코, 인후 점막에 물리적 자극을 유발하고, 크기가 매우 작아 숨 쉴 때 폐로 흡입되어 호흡기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임산부와 영유아, 어린이, 노인, 심뇌혈관질환자,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는 미세먼지 노출에 대한 위험이 더 커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미세먼지 건강수칙을 소개한다. 1. 미세먼지 예보에 따라 외출 계획 세우기 - 미세먼지 나쁠 때는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실외 활동량을 줄인다. - 외출 시에는 코와 입을 모두 가릴 수 있도록 얼굴에 맞는 보건용 마스크를 밀착해 착용한다. ※ 마스크 착용 후 호흡곤란, 가슴 통증,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마스크를 벗고, 무리하게 착용하지 말아야 한다. - 외출 후 귀가 시에는 올바른 손씻기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한다. 2. 실내 공기 관리하기 -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짧게라도 자연 환기를 한다. ※ 환기를 전혀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라돈 등 오염물질의 축적으로 실내 공기질이 나빠진다. - 환기 후 물걸레 청소를 통해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고,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한다. 3. 평상시 나의 건강 상태 관리하기 - 평소 가지고 있는 질환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며, 면역력 관리에 신경 쓴다. -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물과 과일·채소를 섭취한다. - 미세먼지 노출 후,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눈이나 피부 가려움 등 증상이 나타나면 병·의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는다. 자료=질병관리청
- 사진 환경부, 2024년 기후변화주간 개막식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넷마블 쿵야레스토랑즈 캐릭터 ‘쿵야’에게 탄소중립 실천 홍보대사 위촉장을 수여한 후 배민호 넷마블 MNB 대표이사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홍보부스를 둘러보며 폐현수막으로 만든 옷을 입어보고 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탄소중립 생활 실천 유공자에게 표창을 수여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탄소중립포인트 적립 참여 신규 기업과 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탄소중립 생활 실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세계 책의 날, 책을 통해 문학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아요 휴학하는 동안 책 좀 읽는다며. 많이 읽었어? 내 주변 휴학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는다. 아니, 아르바이트에 자격증 공부하려니까 바빠서 읽을 틈이 없더라, 그냥 유튜브 보면 요약정리 한 거 있던데, 그거 봐도 되잖아. 내용만 알면 되는데 등의 대답을 듣고 있으려니 그 친구들이 겨울에 말했던, 올 상반기 목표가 떠올라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적어도 한 달에 한 권의 교양서나 소설을 읽겠다더니, 조금만 더 있으면 여름이다. 나야 국문과 학생이자 문창과 학생이기도 하니 소설이나 시집으로부터 멀어질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책을 찾아 읽는 것이 요즘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인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구경하러 서점에 가보니, 아직 읽히지 않은 소설책들이 서가에 빈틈 없이 꽂혀 있다.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기에 한 번 읽어보고 조금 놀랐다. 해가 갈수록 독서량이 점점 감소세를 보인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지난 해 성인들의 경우는 10명 중 6명이 1년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해(2022년 9월~2023년 8월) 기준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43.0%였다고 한다. 2023 성인 기준 독서 실태 추이를 보니, 점점 하락세를 그리는 게 보인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여기서 종합독서율이란 일반 도서를 한 권이라도 읽었던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직전 조사 시점인 2021년과 비교하면 4.5%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4.5%포인트? 그렇게 많이 줄어든 것 같지 않은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994년 독서실태조사를 시작했던 이래로 가장 수치가 낮았던 해이기 때문이다. 성인 독서 빈도를 보니, 독서하지 않음이 무려 57%나 차지한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그럼 연간 종합독서량은 얼마나 될까?3.9권이라고 한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2021년에 비해 0.6권이 감소한 수준이라고 한다. 한 해 읽었던 일반 도서의 권수가 3.9권이라는 걸 보며, 생각보다 우리가 독서를 힘들어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처음 국민 독서실태조사를 했던 1994년까지만 해도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86.8%였다고 하니 씁쓸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책을 읽었다는 성인 중에서는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다. 종이책 독서율은 고작 32.3%로, 이는 성인 10명 중 7명이 1년 동안 종이책에 단 한 권도 손을 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 이렇게 독서에 대해 우리가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독서 장애요인도 함께 살펴보았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문체부에서 밝힌 독서 장애요인을 살펴보면, 역시 1위를 차지한 것은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였다. 앞서 내 친구들도 아르바이트에 자격증 공부에, 대외활동을 하느라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한다고 했던 게 떠올랐다. 책을 시간 내서 읽어야 한다는 인식이 아무래도 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 장애요인 중 3위 역시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책을 읽는 습관은 뭘까? 우리가 유튜브를 보거나, 인터넷 가십거리를 찾아보는 건 습관이라고 하지 않으면서 어째서 책은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하는 걸까? 아무래도 우리는 책을 읽는 것에 약간의 막막함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문학을 전공하기 이전에는 할 일도 많은데 언제 책을 읽고 감상문을 남기냐는 생각을 종종 했었기에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심정이 무슨 의미인지,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기에, 이 글을 통해 조금 나눠보고 싶다. 3학년 때, 소설창작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우리는 문학을 읽으며 타인의 삶뿐만 아니라 나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시공간을 뛰어넘은 연대 의식입니다. 문학의 아름다움은 이러한 들여다보기와 연대 의식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가 몰랐던 현실의 이면과 세계를 엿보며 시야와 사고가 넓어지는 걸 실감하는 기쁨, 활자 이면의 인물들과 감정을 나누는 것을 통해 동질감을 느끼며 나도 몰랐던 내면을 치유해가는 과정, 파도처럼 몰아치던 한 세계가 마침내 닫혔을 때의 그 여운까지. 이 모든 게 한 권의 책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사실 지역 도서관에만 가도 우리가 쉽게 읽을 수 있을 만한 책들을 큐레이션하여 전시해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나 역시도 500페이지가 훌쩍 넘어가는 책을 읽어야 할 때면 언제 다 읽지?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막막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시간을 내서 유튜브를 보거나 SNS 속 가십거리를 찾아 키득거리는 게 아닌 것처럼, 한 페이지를 넘기는 일도 충분히 우리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일이다. 한 자리에서 그 책을 모두 읽어야 할 의무도 없고, 그저 그 책 속에 담겨 있는 세계를 언젠가 다 읽어내고 무언가를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독서니까. 길을 가다가 독서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소녀 동상을 보았다. 오늘, 4월 23일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라고 한다. 199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독서 출판을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를 통해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고자 지정한 기념일이라고 한다. 책을 읽자라는 말을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의식해서 시도해보면 어떨까 싶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 처음이 힘들지만 계속해서 보다 보면 언젠가는 즐기고 있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곧 여름이다. 지금까지 내 손을 거쳐 간 소설이 벌써 열 권을 넘었다. 올해가 끝날 즈음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세계가 페이지를 넘기는 우리들의 손에서 열렸다가 닫힐지 기대해본다.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 숏폼 ‘인생 책’ 소개하고 책 선물 하세요! 세계 책의 날 기념 챌린지 인생 책 소개하고 책 선물 하세요!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가까운 이들에게 인생 책을 추천하고, 책 선물도 하는 나의 인생 책 추천 챌린지를 시작합니다. 참여방법 1. 본인 계정의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에 인생 책 표지 사진과 함께 추천 이유를 적어 게시한다. #인생책추천 #책추천 #책선물 해시태그 필수! 2. 함께하고 싶은 친구 3명을 소환해 참여를 이어간다. 3. 문화체육관광부 게시물에 참여 인증한다. 페이스북 참여자 : 문체부 게시물에 참여 게시물 링크와 참여 완료 댓글 달기 인스타그램 참여자 : 문체부 게시물에 참여완료 댓글 달기 참여기간: 2024. 4. 22.(월) ~ 5. 26.(일) 경품: 책 선물을 위한 문화상품권(5만 원) 페이스북(30명), 인스타그램(30명) 당첨자 발표: 2024. 5. 30.(목) *별도 공지 예정 *중복 당첨자 및 부정 참여자로 확인되면 당첨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책! 더 넓은 세계! 책으로 또 하나의 세계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