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한국 경제성장 노하우 배우러 왔어요”

오만·UAE 대학생들 인턴십·청년대사로 한국의 구석구석 돌아봐

[제2중동붐] 중동의 차세대 리더들

중동 젊은이들이 한국을 배우기 위해 왔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오만에서 온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반세기 만에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피워낸’ 한국의 경제성장 노하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의 한국 체험은 중동 민주화 이후 세계 건설업계에 부는 ‘제2중동붐’과 맞물려 한국과 중동 사이의 우호가 깊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기업 인턴십에 참가한 오만의 술탄카부스대학생들이 대우건설 당진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을 견학하고 있다.
한국기업 인턴십에 참가한 오만의 술탄카부스대학생들이 대우건설 당진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을 견학하고 있다.
 
“서울의 지하철을 보고 놀랐습니다. 교통량이 늘어날 것을 사전에 예상해 수도권 전역에 지하철을 깔았다는 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오만에서 온 사이프 알 만지의 말이다. 그를 포함한 4명의 오만 대학생은 술탄카부스대학에 재학 중인데, 대우건설에서 준비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오만 대학생들의 한국 체험은 술탄카부스대학의 요청을 계기로 기획됐다. 술탄카부스대학은 올해 초 오만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술탄카부스대학교 재학생들의 한국 기업 체험을 요청했다. 주오만 한국대사관은 오만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대우건설에 요청을 했다.

한국문화와 경제발전 동시 체험 기회 마련

대우건설은 요청을 수락해 약 한 달간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오만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 지도자들이 한국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한국의 문화와 경제발전상을 동시에 체험할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에 공감해서였다.

술탄카부스대학은 1986년에 개교한 오만 최초의 대학으로 오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종합대학이다. 이번 인턴십 과정에 선발된 4명의 학생은 정치경제학부에 재학 중이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7월 2일에 시작됐다. 첫날 입문교육을 받고 나서, 7월 3일부터 3일간 한국외국어대 한국어문화원에서 간단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그 후에는 대우건설 생활관에 머물면서 경영지원본부, 재무금융본부, 오만 수르(Sur) 발전프로젝트 담당 부서에 흩어져 실습 근무 중이다. 오만 학생들은 본격적인 실습 전에 한국문화에 대한 교육을 받은 것이 무척 좋았다고 했다.

오만 수르발전프로젝트팀은 오만의 수르 지역에서 진행 중인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담당하는 팀이다. 이 팀의 송윤재 대리는 같은 부서에서 실습 중인 알 벨루시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놀랐다”며 “더 오랜 기간 함께 일해 보고 싶다”고 했다.

‘UAE 청년대사’ 첫 벤치마킹 대상은 한국

오만 대학생들은 지난 7월 19일 당진 복합화력발전소를 견학했다. 모하메드 알 불루시는 “그렇게 큰 보일러가 있다니 정말 놀랐다”며 “대형 발전 시스템이 잘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이 이렇게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한국에 오기 전에도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샤비브 알 샤미는 “오만에서 많은 사람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한국의 경제발전 상황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직접 와서 보니 놀랍다”고 했다.

인턴십에 참가한 학생들은 3일간의 한국어ㆍ한국문화 연수를 마친 후 오만 수르발전 프로젝트팀, 회계팀 등의 부서로 나뉘어 인턴 근무 중이다.
인턴십에 참가한 학생들은 3일간의 한국어ㆍ한국문화 연수를 마친 후 오만 수르발전 프로젝트팀, 회계팀 등의 부서로 나뉘어 인턴 근무 중이다.
 
UAE에서 온 대학생 20명도 최근 한국을 다녀갔다. UAE의 여섯개 대학에서 선발된 각 10명의 남녀 대학생이었다. 이들은 아부다비왕세자실에서 주관한 ‘UAE 청년대사(Youth Ambassador)’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다. UAE 청년대사 프로그램은 아부다비 왕세자실이 차세대 전문가를 키우기 위해 해외 문물을 경험하게 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왕세자실이 첫 교류국으로 고른 게 바로 한국이다.

청년대사들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 등 경제 관련 주요 인사들의 강연을 들었다.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과 인력육성 노하우가 주된 주제였다.

정부의 행정시스템을 견학하기도 했다. 청와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등 정부 주요부처를 방문해 한국의 행정체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삼성전자, SK에너지, 현대중공업 등을 방문해 국내 기업의 경영혁신, 신기술 개발 과정 등을 체험하기도 했다. 국기원, 보성 녹차밭, 고궁박물관을 방문해 한국문화 체험도 했다.

중동지역 젊은이들의 한국 체험은 최근 부는 제2중동붐과 관련이 깊다. 김남철 대우건설 상무는 “오만 대학생들의 대우건설 인턴체험이 양국 경제협력에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김 상무는 제2중동붐을 언급했다. 대우건설은 오만 진출 이후 지금까지 세 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총 1조6천억원 규모다. 두큼 지역에 오만 최초의 수리조선소를 건설했고, 지금은 수르 지역에 복합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수르프로젝트는 12억3천5백만 달러 규모의 공사다.

중동지역에 ‘지한파’ 중요성 날로 커져

“중동지역에 민주화 바람이 분 이후 건설 수주 물량이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2015년까지 8천9백억 달러 규모의 물량이 쏟아질 거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과거에는 원유와 가스처리 시설공사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중동 민주화 사태 이후에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택, 학교, 병원, 발전설비 등이 많이 발주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 상무는 전 세계 건설회사들이 경쟁하는 중동시장에서 ‘친한파’, ‘지한파’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 건설사들이 요즘 설계·구매·시공의 EPC 부문에서 큰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자 유럽 회사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어요. 유럽 회사와 손을 잡지 않으면 입찰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공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건설사의 우수성을 잘 알리는 게 더욱 중요한 이유입니다.”

2012.08.03 글·사진: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