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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가을 보약 찾아 떠난다

[가을 여행지] 산청 동의보감촌

2017.09.21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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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아지는 이 가을, 몸과 마음에 건강한 살을 찌워야 할 때다. 산 좋고 물 맑은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으로 힐링 여행을 떠난다. 산청에서 다시 배우는 ‘내 몸 사용법’. 때마침 9월 15일부터 24일까지 산청군 동의보감촌에서는 산청한방약초축제가 열린다.

아침산책을 하며 내려다본 기체험.
아침산책을 하며 내려다본 기체험장.

‘지리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몸은 이미 깊은 쉼호흡을 준비한다. 지리산 천왕봉이 있고 깨끗한 경호강이 흐르는 산청은 명실상부한 지리산의 고장이다. 깊고 푸른 지리산 덕분에 산청에는 예부터 좋은 약초가 많았다.

1000여 종의 품질 좋은 약초가 자생하는 산청은 허준 선생이 의술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허준 선생이 이곳에 터를 잡고 의술을 펼친 데에는 산청의 좋은 약초가 한몫했을 테다. 산과 물이 맑아 풍경과 사람도 맑았던 산청에는 지리산의 기운 위에 허준의 지혜를 모아 산청군이 조성한 동의보감촌이 있다. 이곳에서는 한방 항노화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동의보감촌은 하루 종일 둘러봐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넓은 공간에 포진해 있다. 첩첩이 싸인 산의 경치도 끝내준다. 가만히 앉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커지는 듯하다. 대지가 넓고 각 체험관이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동의보감촌에서는 각 구역으로 이동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산책을 하게 된다. 계단보다는 엘리베이터를, 걷기보다는 차를 이용하는 습관을 잠시나마 멀리해본다.

동의보감촌 전경. 젊은이들의 한옥 스테이 체험이 점점 늘고 있다.
동의보감촌 전경. 젊은이들의 한옥 스테이 체험이 점점 늘고 있다.

걷고, 체험하고, 먹고, 자고
한방으로 씻어내는 하루

동의보감촌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주로 관람하고 산책하는 코스로 이뤄진 전통한방휴양관광지, 둘째는 체험을 위주로 하는 동의본가, 셋째는 약초 전문 식당과 한방자연휴양림이다. 전통한방휴양관광지에서 다양한 이론 체험을 하고, 동의본가에서 몸으로 직접 한방체험을 한 후, 마무리로 약초 전문 식당에서 약초 밥상을 먹고, 한방자연휴양림에서 잠드는 일정으로 스케줄을 짜면 된다.

전통한방휴양관광지에는 엑스포주제관, 한의학박물관, 약초체험테마공원, 한방테마공원, 한방기체험장, 허준순례길 등이 포함되며 동의보감촌 대부분의 시설물을 아우른다. 먼저 엑스포주제관은 첨단 한의약과 전통 의약을 접목한 주제관으로 곤충전시실과 한의약힐링파크로 구성돼 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약용으로 쓰이는 곤충과 식물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배울 수 있다. 로비에서 어의복과 의녀복을 빌려주니 이 옷을 입고 주제관과 박물관, 테마공원을 돌아보며 재미있는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주제관 뒤로 한의학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은 기획전시실과 동의보감관, 한방체험관으로 이뤄진 생생한 한의학 학습 공간이다. 아이들은 평소 접해보지 못한 인체의 신비가 재미있고, 어른들은 자신의 체질을 알아보고 그간 챙기지 못했던 몸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다.

한의학박물관 옆으로는 너른 약초테마공원이 펼쳐진다. 계절 약초를 비롯해 색색의 꽃이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약초테마공원 위로는 유리로 만든 기와지붕의 산청약초관이 자리한다.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다양한 약용식물의 모양과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여러 개의 박물관 투어라 지겨울 법도 하지만 내 몸과 직접 관련된 곳들이어선지 둘러보는 내내 흥미롭기만 하다. 게다가 박물관 사이사이에 경치 좋은 산책길과 숲길을 자연스럽게 걷게 된다.

다음은 직접 체험에 나설 차례다. 동의보감촌의 체험 시설인 동의본가는 한의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방휴양관광지에서 이론을 익혔다면 이곳에서는 한방 치료와 한방 스파 등 직접 한방 체험을 한다.

한약 재료를 이용해 약첩을 만드는 체험부터 해보자. 전문가에게 한약 재료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한약 재료 10여 가지를 용량대로 섞으면 여자에게 좋다는 사물탕과 남자에게 좋다는 사군자탕이 완성된다. 종이에 한약재를 넣고 옛 방식대로 한약첩을 접어 자신을 위한 보약을 직접 지어보는 체험이다. 노끈까지 묶고 나면 제법 그럴듯하다. 이렇게 만든 한약첩은 집으로 가져가 달여 먹으면 된다. 계피, 생강, 박하 등을 취향에 따라 여러 한약재와 섞어 향기 주머니도 만들어본다.

한약재를 넣고 스스로를 위한 한약을 지어본다.
한약재를 넣고 스스로를 위한 한약을 지어본다.

약선 요리와 한우 요리 식당,
보기만 해도 건강

방 안에 자리를 잡고 누워 왕뜸 체험도 해보자. 은은한 한약 향이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힌다. 약 한 시간 동안 배꼽 아래에 왕뜸을 뜨고 뜨끈한 온기를 느끼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면 된다. 아랫배가 따뜻해지고 은은한 한약 향이 코에 맴돈다. 긴장했던 근육이 풀어지면서 슬며시 졸음이 온다. 살짝 잠들어도 좋다. 꿀 같은 단잠이다. 한 시간이 10분 같다. 그윽한 향이 가득한 한옥의 따뜻한 방에서 왕뜸을 뜨면서 삶의 무게를 조금쯤 내려놓는다. 이곳에 상주하는 한의사에게 평소 궁금했던 몸의 증상을 물어볼 수도 있다.

저녁에는 동의보감촌 내에 있는 약초 전문 식당, ‘약초와 버섯골’을 이용해보자. 이곳에서 몸보신을 이어갈 수 있다. 약초와 버섯 샤브샤브는 산청의 청정한 물에 우려낸 약초 육수에 방풍과 당귀 등 각종 계절 약초와 버섯, 한우를 데쳐 먹는다. 인공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아 처음엔 심심하다고 느끼지만 먹을수록 속이 편하다. 은근한 약초 향이 매력적이다. 약초버섯돌뚝배기탕, 약초버섯비빔밥, 약초전 등도 맛볼 수 있다.

허준은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고 했다. 건강한 음식은 장수를 가져오고 자연에서 멀어진 음식은 단명을 부른다. 스스로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음식, 노폐물과 중독에 찌든 몸의 치유를 위해 한 끼 때우는 음식이나 입에만 즐거운 음식이 아닌 몸에 이로운 음식을 취하는 습관을 들여본다. 동의보감촌 내에는 약선 요리와 한우 요리를 내는 식당이 세 곳 더 있으니 골라 먹을 수 있다.

동의보감촌의 메인 전시관인 엑스포주제관.
동의보감촌의 메인 전시관인 엑스포주제관.

허준의 진료 모습을 재현해놓았다.
허준의 진료 모습을 재현해놓았다.

밤에는 동의보감촌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해 더욱 자연친화적인 한방자연휴양림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다. 왕산과 필봉산을 병풍처럼 두른 휴양림은 높은 해발에 위치해 전망이 좋고, 독채에 묵으면 별장에 온 듯 여유를 누릴 수 있다. 휴양림 주변에 산책로가 있어 걷기도 좋다.

저녁이 되면 동의보감촌은 더 고요해진다. 맑은 산청의 밤하늘을 벗 삼아 산책을 하거나 명상을 하기에 그만이다. 상쾌한 공기는 덤이다. 고요하게 마음을 내려놓고 몸 살리는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분위기다. 첩첩으로 둘러싸인 전망이 멋진 산청한방콘도를 이용할 수도 있다.

맑은 하룻밤을 보내고 난 다음 날에는 아침 산책 삼아 휴양림 밑에 위치한 한방기체험장에서 다양한 기 체험을 한다. 30~40분간 기혈순환 체조도 배워본다. 아침 산책으로 몸을 데우고 기혈순환 체조를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체조 후에는 한 시간가량 온열 체험을 한다. 따뜻하게 데워진 긴 의자에 편히 누워 휴식을 취하기만 하면 된다. 전기의 열이 아닌 온수의 열로 의자를 데워 전자파가 없고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방출돼 몸에 이롭다. 체온이 올라가 몸의 노폐물 제거에 효과적이다.

오는 9월 15일부터 24일까지 산청군 동의보감촌 일원에서는 제17회 산청한방약초축제가 열린다. 2001년 처음 개최된 축제는 2015년, 2016년, 2017년 3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축제로 선정될 만큼 알차다. 축제장에서는 한방 무료 진료를 비롯해 각종 약초를 활용한 약선 음식 등 다양한 한방 관련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갑자기 어딘가 아프다고 느낄 때는 늦다. 그래도 아직 잘 굴러가고 있다고 느끼는 지금이야말로 잠시 쉬어가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여행 정보

글·사진: 이송이 여행작가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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