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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서 수확한 벼의 밥맛은 어떨까?

2019 창덕궁 청의정 벼베기 행사 참관기

2019.10.10 정책기자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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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건 꼭 봐야 해!”를 외치며 제가 달려간 곳은 평소엔 관람이 제한된, 무척 한적하고 아름다운 창덕궁의 후원 청의정이었습니다. 도심 속 고궁의 후원에서 벼베기를 한다니!

지금은 고개가 좀 갸웃거릴 체험인데, 조선시대에 있었던 ‘친예례(親刈禮)’ 의식을 재현하는 것이라고 하니 더욱 궁금증이 컸습니다.

벼베기 행사 체험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들 모습
벼베기 행사 체험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들 모습.


지난 10월 초 창덕궁 청의정에는 ‘2019 청의정 벼베기 행사’를 보기 위해 다양한 국적의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이날 벼베기 행사는 조선시대 임금이 그해 농사의 풍흉을 가늠하고, 백성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궁궐 안에 논을 만들고 농사를 지어 몸소 추수를 했던 친예례(親刈禮) 의식을 재현한 것이었습니다. 조선시대 임금의 애민사상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로 많은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프랑스 여행객이 떡메치기 체험에 참여 중이다.
프랑스 여행객이 떡메치기 체험에 참여 중이다.

기대감에 조금 일찍 창덕궁 청의정에 도착한 저는 ‘쿵덕! 쿵덕!’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떡메를 치는 체험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두 분의 호흡이 찰떡호흡이라 그런지 찰진 떡이 맛깔스러워 보였습니다. 

창덕궁에서 자라 고목이 된 느티나무로 만든 떡판
창덕궁에서 자라 고목이 된 느티나무로 만든 떡판.


더 놀라운 건 떡판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두툼한 나무가 이곳 창덕궁에서 수백 년 자라고 고목이 되어 죽은 느티나무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 창덕궁에서 이곳을 지키며 숱한 역사와 함께 한 나무가 죽어서도 아낌없이 창덕궁의 떡판이 되어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프랑스 노부부 여행객이 직접 떡메를 친 떡을 시식하고 있다.
프랑스 노부부 여행객이 직접 떡메를 친 떡을 시식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외국인들의 참여가 많아서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온 노부부가 함께 떡메 체험에 참여하게 됐는데요. 남편이 직접 열심히 떡메 치는 모습을 사진으로만 담던 부인이 남편이 만든 떡을 시식해 보았습니다.

프랑스 부부는 “떡메를 치는 체험을 처음 해보는데, 무척 신기하고 재밌었다. 떡을 먹어 보았더니 굉장히 맛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풍물놀이와 함께 춤을 추며 흥겨움을 즐기고 있는 외국인 관람객
풍물놀이와 함께 어우러져 흥겨움을 즐기고 있는 외국인 관람객들 모습.


최재혁 창덕궁 관리소장은 벼베기 행사에 앞서 “농업의 중요성을 백성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친예례(親刈禮)’의 뜻을 다시 한 번 새겨보고, 우리나라 농업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농촌진흥청 노태환 과장은 “항상 우리 먹거리를 담당하고 있는 농사의 중요성은 누가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벼 품종 뿐 아니라 각종 식량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보리, 밀,  고구마, 감자 등 우리 국민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오늘 벼베기 행사의 벼는 조생벼 ‘조운벼’ 품종으로 밥맛이 좋다. 우리 품종을 많이 애용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드디어 지난 6월 13일에 심은 벼를 추수하는 순서가 됐습니다. 이날 청의정에서 수확하는 벼 품종은 2009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육성한 ‘조운벼’로 이삭이 빨리 패고 밥맛도 우수한 특성이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객이 낫질을 해서 수확한 벼를 들고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객이 낫질을 해서 수확한 벼를 들고 있다.


흥겨운 농악 소리에 맞춰 벼베기를 시작한 외국인 여행객을 비롯해 벼베기 체험자와 체험을 관람하는 사람들에게도 남녀노소 국적을 떠나 모두 즐거웠습니다. 추수하는 풍성함 이상으로 흐뭇함도 가득이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한 여행객은 처음에 장화를 신은 발이 논에서 잘 빠지지 않아 당황해하기도 했지만, 매우 능숙하게 낫질을 해 두 팔 가득 수확하는 즐거움에 스스로 매우 만족스러워했습니다. 수확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웃음 가득한 벼베기 체험이었습니다.

벼훑이기 체험에 참여중인 초등학생의 모습
벼훑이 체험에 참여 중인 초등학생의 모습.


추수한 벼들을 가지고 옛날 방식으로 벼훑이 체험을 하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초등학생 아이들은 처음 해보는 도심 속 벼훑이 체험에 푹~ 빠졌습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체험이었지만,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의 설명에 따라 이리저리 해보는 모습에 삼시세끼 밥을 먹으면서도 이런 수고로움을 몰랐던 아이들에게는 더 특별한 체험이었습니다.

외국인 관람객들이 우리 쌀 및 쌀로 만든 제품 사진을 찍고 있다.
외국인 관람객들이 우리 쌀 및 쌀로 만든 제품 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청의정 벼베기 행사에서는 농촌진흥청에서 새로 육성한 밥맛 좋은 고품질 벼 품종, 다양한 기능성 특수미 품종, 쌀과자, 쌀빵, 쌀국수 등 다양한 쌀 가공품도 전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해들, 오대, 삼광, 신동진, 영호진미가 고품질의 쌀 품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매일 삼시세끼 밥을 지으면서도 지금까지 제대로 품종을 모르고 구매를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맛 좋은 쌀 고르는 꿀팁은,

1) 포장지 뒷면 품종명을 확인한다.
2) 혼합되지 않은 단일 품종인지 확인한다.
3) 생산 연도, 도정 날짜, 등급 등을 체크한다 등입니다.

농촌진흥청 노태환 과장이 쌀 품종 설명 중이다.
농촌진흥청 노태환 과장의 쌀 품종 설명 모습.


이런 좋은 팁과 품종에 대해 설명해준 농촌진흥청 노태환 과장은 창덕궁 청의정에 심은 조운벼 품종은 짧은 기간 동안 빨리 익는 장점이 있어서 해가 잘 들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잘 익을 수 있는 품종이라고 합니다. 내냉성(차가운 것에 견디는 힘)이 강하고 밥맛이 좋다고 소개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우리 쌀의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를 확대시키기 위해 다양한 벼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고 품질의 쌀은 밥맛, 외관, 도정 특성, 내재해성의 네 가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육성되는데요. 현재까지 삼광, 해품, 해들 등 총 18품종을 개발했으며 지속적으로 좋은 품종을 개발하는데 애쓰고 있음을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벼베기 행사를 하는 논에 서있는 허수아비
벼베기 행사를 하는 논에 서있는 허수아비.


임금님께서 벼를 수확하는 모습을 백성들에게 친히 보였던 것을 기념하는 청의정 벼베기 행사를 통해 우리 궁궐에서의 고유한 역사적 전통을 이어가며 식량의 중요성, 농업의 중요성까지 배울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도심 속 아름다운 창덕궁 후원에서의 벼베기 체험이라는 이색적인 행사였기에 풍물놀이의 흥겨움과 함께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매력이 있었습니다. 다함께 수확의 기쁨과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웠으며 우리 쌀의 우수성까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조성희
정책기자단|조성희purejo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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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여행하듯이 보고, 듣고, 느끼며,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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