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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서 다시 통일의 꿈을 꾸다

[가보니] 평양공동선언 1주년, 공동경비구역 JSA 방문기

2019.09.20 정책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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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7일,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 정책기자단 자격으로 취재를 가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었다. 취재 중에 눈물을 흘리는 일은 흔하지 않다. 사실 처음이었다. 옆에 앉아 있던 다수의 외신 기자들 역시 남북한의 두 정상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모습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어릴 적 북한군은 빨갱이라며 반공교육을 받았던 세대들에게 남북 정상의 평화를 위한 몸짓은 잊을 수 없는 역사로 각인됐다.  

2018 남북정상회담 킨텍스 프레스센터 외신기자석의 모습
2018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사진 왼쪽이 나)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남북정상회담 후 공동 발표했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의 내용을 담으며 평화통일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도라전망대 3층에서 바라본 북한의 개성시 모습
도라전망대 3층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시 모습.


이후 2018년 9월 18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평양에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군사합의서를 채택했다. ‘능라도 5·1경기장’을 찾아 15만 명의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한 장면, 남북 정상 내외가 백두산에 올라 천지를 산책하던 모습들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발걸음들이었다.

특히 2018년 9월 19일 체결된 ‘9·19 군사분야 남북합의서’는 남과 북의 군사분야에 대한 합의사항으로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19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행사에서 평양정상회담 기념영상이 나오고 있다.
19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행사에서 평양정상회담 기념영상이 나오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 변화들은 다음과 같았다. 군사분계선(MDL) 기준, 남북으로 총 10km 폭에 완충지대를 형성해 포병사격훈련 금지와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지시켰다. 그동안 비무장지대 내 총격과 포격도발과 같은 무력충돌이 100여 회 발생한 것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우발적 무력충돌을 차단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해상에도 완충구역을 설정하고 공중에도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육해공 어디에서도 무력충돌 가능성을 차단시켰다.

JSA 판문점의 변화된 모습
판문점의 변화된 모습.


9·19 군사합의 1주년을 맞아 그 의미와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았다. 누구에게나 쉽게 개방되는 곳이 아니기에, 그곳으로 가는 내내 가슴이 뛰었고 마주할 모습들을 상상하며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달렸다. 

JSA 하면 제일 먼저 영화가 떠오른다. 2000년에 개봉했던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보여진 판문점 모습은 남북한의 병사들이 커다란 총을 들고 치밀하게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2019년 판문점은 남과 북 군사들의 대치하는 모습이 사라졌고, 일반인의 관람이 이뤄지는 곳이 됐다.

판문점은 비무장화가 추진돼 남과 북, 유엔사의 3자 협의체를 구성해 평화와 화합의 장소로 전환됐다. 실제로 북한 병사들이 상주하던 회색건물은 병사들이 철수하여 자물쇠만이 굳게 채워져 있었다. 

남과 북의 두 정상이 넘나들었던  군사분계선을 표시하는 얇은 콘크리트판
남과 북의 두 정상이 넘나들었던 군사분계선을 표시하는 얇은 콘크리트판.


판문점 북측 초소는 철수했지만 초소 아래 흰색 말뚝이 군사분계선을 나타내며 분단을 상징하고 있다. 과거에는 바닥에 표시된 콘크리트판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의 병사들이 총을 들고 대치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남과 북 모두 병력을 철수시켰고 고요함만이 그곳에 가득했다.

9.19 군사합의는 비무장지대 내 모든 GP(Guard Post) 철수를 위해 남북 각 11곳을 시범철수했고, 중무장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복원했으며 오랜 숙원이었던 남북공동유해발굴 등 5개의 주요내용으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험 해소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란전망대 3층에서 북한의 모습을 바라보는 견학객들의 모습
도란전망대 3층에서 북한의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


아울러 방문한 도라전망대는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망원경을 이용해 열심히 북한땅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분단의 땅, 항상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한반도를 향한 세계인의 관심은 커져만 갔다.

도라전망대 3층으로 올라가니 망원경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북한땅은 시원스럽게 눈에 담겼다. 거대한 인공기와 태극기가 대칭을 이루며 가을바람에 펄럭였고, 그 사이 비무장지대에 있는 북한의 기정동마을과 남한의 대성동마을이 나란히 마주하고 있었다.

대성동마을은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마을로, 50여 세대 2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북한땅을 꼼꼼하게 살펴보니 개성공단과 30만 명 이상의 주민이 살고 있는 북한 3대 도시 중 하나인 개성시, 그 왼쪽으로 역사책에서나 들어봤음직한 송악산이 보였다.

개성 시내에는 높은 고층 건물들이 여럿 보였고, 김일성 동상과 김정일 동상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북한 풍경을 바라보며 지척에 놓인 북한땅의 물리적 거리감이 너무 가까워 분단의 세월이 야속하기만 했다.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북한이 있었다.

남북 정상이 평화를 염원하며 함께 심은 소나무의 모습
남북 정상이 평화를 염원하며 함께 심은 소나무의 모습.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심었던 소나무는 과거의 갈등과 아픔을 딛고 화해와 번영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기념비에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고 쓰여진 모습에 두 정상의 염원이 담긴 듯했다. 식수로는 정전협정이 체결됐던 해인 1953년생 소나무를 사용했으며 백두산과 한라산의 흙으로 심고, 한강과 대동강의 강물을 뿌려 주었다.

남북 정상이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의 모습
남북 정상이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의 모습.


1953년 정전협정 직후에 만들어진 나무다리였던 도보다리는 남북 정상이 함께 산책했던 역사의 현장이 됐다. 푸르른 습지 위 눈이 부시게 파란 다리 위를 건너는 두 정상의 모습을 오래도록 카메라가 비추었던 바로 그곳이다.

판문점과 중립국 감독위원회 사이의 습지를 연결하는 길이 50m의 도보다리는 두 곳을 오가는 거리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고 마침내 역사 속 꽤 유명한 다리가 됐다.

남북 정상의 만남이 이뤄졌던 평화의 집
남북 정상의 만남이 이뤄졌던 평화의 집.


JSA에서 유일하게 견학객들에게 공개된 내부공간인 T2 회담장은 유엔사와 북한측 장성급 군사회담이 개최됐던 곳이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마이크들은 외부의 낮은 콘크리트판과 연결되어 군사분계선을 나타낸다. 내부의 군사분계선은 효력이 없기에 견학객들은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을 넘어갔다 온 듯한 느낌이 드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T2 회담장의 창문 너머 보이는 콘크리트판은 참으로 얇았다. 그것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남한의 영역이 갈라졌고 절대로 넘으면 안되는 금단의 땅이 되었다. 분단의 역사, 그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물리적 공간이다.

JSA 마을의 천주교 성당의 모습
JSA 마을의 천주교 성당 모습.


그럼에도 JSA 마을은 너무나 평화롭고 고요했다. 파란 하늘 아래 성당과 교회, 사찰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림이나 사진 속 풍경처럼 경이로왔으며 근사했다. 결코 작지 않은 큰 의미를 남긴 군사합의 이후 지금까지 많은 것들이 변했으며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해야할 일들은 여전히 많다. 그리고 다시 꿈꿔 본다. 2018 남북정상회담의 기적이 다시 일어나길, 이곳에서 남과 북이 자유롭게 인사를 건네는 날이 오길 말이다.

평화의 한반도라는 용기 있는 도전을 시작으로 우리 스스로가 그 평화를 만들고 지켜내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남과 북이 통일이 되어 평화를 지켜 나가는 그 일을 해내기까지 우리의 도전은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용기있는 도전은 평화의 한반도를 이뤄내리라 믿는다.



김은주
정책기자단|김은주crembel@naver.com
글과 사진으로 소통하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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