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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기차역 앞에서~

가을여행주간, 레트로 감성 자극하는 경춘선 폐역을 찾아 떠나는 여행

2019.09.18 정책기자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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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 17개 광역지자체와 함께 진행하는 가을여행주간이 9월 29일까지다. 올해 가을여행주간의 표어는 ‘취향 따라 떠나는 특별한 보통날’이다.

특별히 날짜를 잡고 특별한 준비를 하고 특별하게 떠나는 여행이 아닌, 그냥 아무 준비 없이 떠나도 여행은 늘 행복하다는 의미가 담겼다.

1939년 개통된 경춘선 옛 철교
1939년 개통돼 70여년 간 운행되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경춘선 옛 철교.


추석 연휴가 끝나고 고생한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짧은 여행에 나섰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경춘선 중에서 코레일과 지자체의 노력으로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며 남아 있는 ‘경춘선 폐역을 찾아서’로 정했다.

2010년 경춘선이 사라지며 남아 있는 간이역은 화랑대역, 경강역, 신남역(현재 김유정) 세 곳이고 가평역은 ‘음악역 1939’로 새롭게 탄생했다고 해 총 네 군데를 돌아보기로 했다.

사라진 경춘선이 경춘선 숲길로 재탄생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라진 경춘선이 경춘선 숲길로 재탄생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경춘선은 성동역(이후 성북역)과 춘천역을 잇는 철도 노선으로, 1939년 7월 25일 총 길이 87.3km로 건설됐다. 70년, 80년대 대학을 다닌 세대에게 경춘선은 특별한 의미로 가슴에 남아 있다. 70년 가까이 달리며 많은 연인들에게 사랑과 추억과, 이별을 남겼던 경춘선이 2010년 12월 21일 운행을 멈추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89년 발매된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는 ‘춘천 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오월의 내 사랑이 숨 쉬는 곳, 지금은 눈이 내린 끝없는 철길위에 초라한 내 모습만 이 길을 따라 가네 그리운 사람’ 이라고 노래했다. 깊이만 다를 뿐, 경춘선은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그리운 사람과 추억 한 보따리씩 안겨주고 사라져갔다.

첫 번째로 들른 화랑대역은 육군사관학교 정문을 찾아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문 왼쪽에 주차장까지 잘 마련돼있다. 화랑대역은 중랑천에서 출발해, 봉화산 근처까지 이어지는 경춘선 숲길 중간에 있어 최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1939년 태릉역으로 개통됐다 1958년 육군사관학교 이전으로 화랑대역을 바뀌었다.
1939년 태릉역으로 개통됐다가 1958년 육군사관학교 이전으로 이름이 화랑대역으로 바뀌었다.


경춘선 숲길은 약 6km의 철길과 숲길, 각종 테마로 꾸며진 길을 걷는 재미가 소소하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로 거듭났다. 화랑대역 주변으로 오래된 전차와 기차, 협궤열차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화랑대역 주변의 경춘선 숲길에는 전차와 기차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화랑대역 주변의 경춘선 숲길에는 전차와 기차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이 전시돼 있다.


화랑대역에서 춘천을 향해 가는 중간에 가평역이 새롭게 변신한 ‘음악역 1939’에 들렀다. 1939는 경춘선 개통연도를 의미하며 경춘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7080 음악을 추억하는 복합음악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한 공간이다.

대한민국 최초 음악도시를 표방하는 ‘음악역 1939’에서는 음악 공연이 수시로 열리는 실내, 야외 공연장, 1939 시네마, 음악인들을 위한 스튜디오가 준비돼 창작활동을 돕는다.

가평역이 7080음악을 추억하는 복합음악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한 음악역1939
7080 음악을 추억하는 복합음악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한 음악역 1939.


경강역은 음악역 1939를 떠나 10분 만에 닿을 수 있다. 경강역은 오래전 상영됐던 최진실, 박신양 주연의 ‘편지’란 영화가 제작된 곳이기도 하고, 최근 방송된 감우성, 김하늘 주연의 ‘바람이 분다’ 촬영지로 유명해져 많은 연인들이 찾고 있다.

경강역은 영화
경강역은 영화 ‘편지’, 드라마 ‘바람이 분다’ 촬영지로 연인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경강역은 ‘추억과 낭만을 싣고 달리는’ 경강 레일바이크 출발지로 계절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느티나무 터널과 높이 30m의 아찔한 북한강 철교를 횡단하는 코스가 있어 레일바이크 달리는 재미도 소소하다.

경강역은 ‘추억과 낭만을 싣고 달리는’ 경강 레일바이크 출발지이기도 하다.
경강역은 ‘추억과 낭만을 싣고 달리는’ 경강 레일바이크 출발지이기도 하다.


경춘선 여행의 마지막 역인 김유정역은 경춘선 개통당시 ‘신남역’으로 불리다가 2004년 김유정역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김유정역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웃는 얼굴로 승객을 맞이하던 신남역 역장의 모습을 상징화한 ‘나신남’ 역장이 서서 반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신남역을 찾는 관광객을 반기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신남역을 찾는 관광객을 반기는 ‘나신남’ 역장의 모습.


김유정역 안에는 난로 위에 놓여진 레트로 감성 가득한 주전자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습과, 역장이 실제로 사용하던 역무실의 모습을 예전 모습 그대로 구경할 수 있다. 경춘선 위를 달리던 폐기차를 활용한 북카페와 관광안내센터도 있어 경춘선의 역사를 사진으로 볼 수 있다. 

경춘선을 달리던 기차와 옛 역무실, 난로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보리차 주전자가 감성을 자극한다.
경춘선을 달리던 기차와 옛 역무실, 난로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보리차 주전자가 감성을 자극한다.


경춘선 여행은 김유정역 근처에 있는 김유정 문학촌을 들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우리나라 단편문학의 대표 작가인 김유정이 살던 마을과 그의 문학을 감상할 수 있어 작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초가집으로 만들어진 김유정 문학촌의 소박한 분위기와 경춘선이란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젊음과 추억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1939년 신남역으로 개통했다 2004년 김유정으로 바뀌었다.
1939년 신남역으로 개통했다 2004년 김유정역으로 바뀌었다.


해외를 가든 국내를 가든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이 철길과 오래된 역이다. “당신은 왜 철길을 좋아해?” 라고 묻자 “철길을 대하면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기차와 철길이 우리 어릴 적 로망이었던 시절이 있어서 그런가봐. 그리고 기차는 곧 고향이란 생각도 들어. 고향을 찾으려면 예전에는 늘 기차를 타고 철길을 바라보며 갔었잖아…” 라고 한다.

거창한 준비를 하고 해외로, 먼 곳으로 떠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여행은 쉼이고 비움이다. 내가 지금 생각하던 고민과 생각을 떨쳐버리고 현재 지금 있는 공간에 나를 맡길 수 있다면 좋은 여행이다. 이번 가을여행주간에 추억을 찾아, 옛사랑을 찾아 경춘선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최병용
정책기자단|최병용softma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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