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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과 돼지고기 안전성에 대한 진실

조호성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2019.11.01

조호성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조호성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아프리카 돼지열병 국내 발생, 그리고 대응 노력

지난 9월 17일 국내 돼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병했다. 그동안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방역 당국과 양돈 농가들이 참 많이 애를 썼지만 그 노력은 빛을 바랬다. 지금까지 구제역과 고병원성조류독감에서 얻은 많은 경험이 있었지만 이 바이러스는 이제까지의 다른 바이러스와는  많이 달랐다.

기존의 상식을 넘어서는 이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도 연구가 부족한 상태였고 특히 백신 개발과 함께 이를 위한 기초 연구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국내 유입과 농장내 감염을 막는 차단방역만이 유일한 대비책이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참 힘든 싸움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대처하는 방역당국의 의지였다. 초기의 과감한 대응조치는 발생 한달만에 발생지역을 경기도 북서부에 묶어 둘 수 있게 만들었고 이는 최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 유럽의 여러나라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수매와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한 방역당국의 의지와 함께 이에 동의해준 축산농가의 힘든 결정이 담겨져 있기에 마음 아픈 부분이 많다.

소비자의 불안과 설명이 필요한 일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다. 최근 설문조사에 의하면 설문에 응답한 절반에 가까운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소비를 줄였다고 했고 이중 70%에 달하는 소비자들은 그 이유가 ‘돼지고기 안전성이 의심돼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수의학을 전공하고 가축의 질병을 연구하는 한 과학자로서는 참담한 설문조사결과였다. 국내외 보건분야와 수의학관련 전문기구 뿐 아니라 수 많은 메스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체에 무해하니 돼지고기는 안심하고 드세요”라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여전히 줄어서 양돈 농가에 이중고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어쩌면 일련의 사태에서 이 질병에 대해 국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몇 가지 그 불안함의 정체를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국내 반입을 막기 위한 해외 불법 돈육 축산물의 검역에서 오는 오해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2018년 4건((순대 2·만두 1·소시지 1), 2019년 17건(소시지 12·순대 2·훈제돈육 1·햄버거 1·피자 1)의 돈육 축산물에서 ASFV 유전자를 찾아냈다.

물론 이 바이러스 모두 살아있는 상태는 아닌 유전자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다시 말해 죽어있는 바이러스였다. 그런데 이 내용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것 같다. 이는 돼지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였으나 오히려 국민들에게는 돼지고기 및 돼지고기 가공품에 대해 불안함을 갖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둘째, 돼지고기의 도축 및 유통과정에 대한 오해다. 최근 중국과 베트남 등의 국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응하는 과정 중 그 나라의 유통과정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국내 돼지고기 및 가공품에 대한 불안감으로 확산되었다.

15일 오후 대구시 서구 대구경북양돈조합 직영음식점에서 열린 돼지고기 소비촉진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국내산 삼겹살을 시식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달 15일 대구시 서구 대구경북양돈조합 직영음식점에서 열린 돼지고기 소비촉진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국내산 삼겹살을 시식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국내 돼지고기의 유통 과정 관리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돼지 사육의 전 과정과 축산물로 가공되어 식탁에 오르는 모든 과정이 식품 위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HACCP)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포함한 거의 모든 감염병에 대해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사람은 감염되지 않는다 

현재 이 바이러스에 대해 많은 연구가 되어있지 않아서 어떠한 수용체를 통해 감염되는지 조차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집돼지와 멧돼지에만 감염되는 감염병이며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단 한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한편 다른 설명도 가능하다. 모든 바이러스는 감염하는 숙주와 세포가 정해져 있다. 그것이 변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이 바이러스처럼 DNA를 유전자로 갖는 바이러스인 경우 그것마저도 매우 어렵다는 것이 과학계의 상식이다.

또한 이렇게 돼지에만 감염되는 바이러스들이 수의학 분야에 많이 있으며 수십년 동안 매일 돼지와 접하는 양돈농가와 수의사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금은 한마음으로 이 시련을 이겨나가야 할 때

지금 우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라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은 적과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이 전쟁은 일부 축산 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나라의 식량 주권을 확보하는 중요한 일이라는 점에서 국민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중요하다.

따라서 사람에 감염되지 않는 ASF에 대한 과학적 근거 없는 막연한 돼지고기 및 돼지고기 가공품에 대한 오해는 접고 국민들이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래야만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축산농가가 돼지고기 소비와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의 고통을 받지 않게 된다. 지금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시련을 이겨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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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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