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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충당부채 올바른 이해

송인보 공무원연금공단 선임연구위원

2017.04.25 송인보 공무원연금공단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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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보 공무원연금공단 선임연구위원
송인보 공무원연금공단 선임연구위원
국가결산 보고서가 언론에 공개가 된 후 올 해에도 어김없이 공무원연금의 충당부채가 뭇매를 맞고 있다. ‘국가부채 1400조 돌파…절반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한국경제 2017. 4. 3.)‘, ’공무원·군인연금에 치인 나라빚(중앙일보 2017. 4. 4.)‘ 등 많은 언론매체에서는 연금부채 규모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더 나아가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은 이러한 천문학적 빚덩어리를 숨겨둔 채 개혁이 잘됐다고 과장된 홍보를 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난 4월초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가 재무결산 결과 부채는 1433.1조원으로 전년대비 139.9조원(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공무원(600.5조)·군인(152.1조) 연금충당부채가 92.7조원 증가해 총부채 증가분의 66.3%(92.7조/139.9조)에 해당하며 총부채액의  52.5%(752.6조/1433.1조)나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얼핏 보면 앞으로 공무원과 군인에게 연금을 주느라 나라 경제가 거덜 난다는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 과연 그러한가?

먼저, 연금충당부채가 이슈화되기 시작한 계기를 알아보자. 정부는 2011년부터 국가결산서를 작성함에 있어 현금주의가 아닌 발생주의에 근거해 재무제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즉, 기존에 확정된 금융부문의 국가채무 이외 이행시기와 금액이 불확정적인 연금충당부채도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국가가 고용주체인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충당부채가 포함됐다. 발생주의 회계가 지향하는 목적은 정부서비스의 진정한 원가를 투명하게 보여주고자 한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이고 선진화된 시스템이라고 평가할만하다.

문제는 총부채에서 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확정채무인 국가채무와 불확실한 미래예측에 따른 미확정 부채인 충당부채를 구분해야 함에도 많은 언론매체에서는 연금충당부채 역시 국가빚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국가채무와 연금충당부채는 어떻게 다른가? 국가채무란 국채나 차입금 등 정부가 직접적인 상환의무를 갖고 있는 확정채무이나, 연금충당부채라는 것은 결산기준일까지 발생한 연금지급액, 즉 향후 본인과 유족이 사망 시까지 장기적으로 지급해야할 연금액을 추정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총 합계액이다. 물론 이는 국가가 세금으로 모두 부담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공무원이 납부하는 미래의 기여금을 포함해 부담하게 된다. 그렇다면 충당부채라는 것은 그 규모의 크기보다는 미래의 공무원과 정부가 이를 부담할 능력이 되느냐를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연금을 운영하는 재정방식과 연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의 재정방식은 크게 적립방식과 부과방식으로 구분된다. 적립방식이란 미래에 지급해야할 급여액을 사전에 적립해 두고 퇴직 후 사망 시까지 이를 나눠 지급하는 재정방식이다. 이른바, 연금충당부채만큼 기금을 사전에 쌓아두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반면, 부과방식이란 당해 연도에 소요되는 지출비용을 그 해에 거둬 지급하는 재정방식이다. 부과방식 하에서는 연금충당부채가 지출액으로 실현될 때 당해 연도의 연금재정 수입으로 그 재원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만일 공무원연금제도가 적립방식이라면 정부가 발표한 연금충당부채만큼 기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연금제도는 전·현직 공무원 세대간 부양제도로서 부과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연금충당부채를 전액 기금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는 세계 대부분의 공무원연금에서도 그러하듯이, 연금충당부채는 미래 연금재정수입으로 해결을 한다는 것이며 당해연도 지출액이 현금수입액을 초과할 때만 추가적으로 정부 보전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연금충당부채 규모가 미래에 감당할 수준인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앞서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금충당부채가 나라빚’이라는 관점은 공무원연금재정을 사전적립 방식으로 바라본 것이므로 이러한 우려는 적절치가 않다. 왜냐면 공무원연금 충당부채는 미래에 연금을 지급하는 시점마다 나눠 조달하는 부과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충당부채의 의미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공무원연금 충당부채 규모는 2016년 결산기준으로 약 600조 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2016년 총비용부담액에 근거해 공무원연금산정 기준소득(보수예산)을 65조원이라고 가정할 때, 최소 향후 매년도 법정 연금비용 부담률 18%(공무원 기여율 9%+정부 부담률 9%)에 해당하는 11조 7000억 원(65조×18%)의 수입이 예상된다.

또한 현행 정부 보전금(2016년 기준 약 3.6%) 정도를 추가한다면 매년 총 14조원의 수입이 발생한다. 따라서 현재의 수입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향후 약 43년(600조 5000억 원/14조) 동안 거둬서 지불해 나간다면 해소가 될 것이다.

한편, 부과방식 하에서 충당부채액은 연금수급자뿐만 아니라 산정대상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현직 공무원이 퇴직 이후 사망 시까지 지급해야할 금액이므로 향후 이와 유사한 기간 동안 나눠 지급하게 될 것이다(지난해 기준 공무원 평균연령 42세, 이들의 기대여명을 82~87세<현재 65세인 남·녀의 기대여명에 해당>로 잡을 경우 향후 40~45년 동안 급여의 지급이 이뤄질 것임).

이상의 사례를 들어 볼 때, 지난해 기준 공무원연금 충당부채인 600조 5000억 원은 당장에 전액 상환을 해야 한다면 문제가 되지만 국가와 공무원제도가 유지되는 한 매년 거둬서 지급할 수 있으므로 현행 재정 구조 하에서도 그리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다만, 향후 충당부채가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결국 미래의 증가액을 과연 감당할 수준인가가 충당부채를 바라보는 핵심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공무원연금 충당부채 규모는 2015년에는 531조 8000억 원으로서 한 해 동안 약 68조 7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금액도 자세히 보면, 할인율 등 가정조건의 변경에 따른 보험수리적 손익이 46조 4000억 원이고 순수 증가분은 22조 3000억 원으로서 전년대비 4.2% 수준이다. 이러한 증가분은 현재는 다소 높으나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과 유사하거나 이보다 줄어든다면 미래의 실제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향후 연금수급자가 늘어나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충당부채의 증가는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매해 연금지출액 및 보전금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15년 비용부담률의 인상(14%→18%), 연금지급률의 인하(1.9%→1.7%), 지급개시연령 연장(60세→65세) 및 향후 연금 5년 동결 등의 개혁조치를 통해 연금 보전금은 약 70년간 497조원 절감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 개혁 당시 산출된 자료에 의하면 개혁 효과는 장기적으로 GDP 대비 0.45% 이내로 유지가 될 수 있으며 고령화 등을 감안하더라도 총지출액의 규모는 장기적으로 GDP 대비 1.0% 이내로 통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OECD국가의 공무원연금지출 규모가 GDP대비 평균 1.5%임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공무원연금 재정지출액, 나아가 충당부채의 규모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러한 추정은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와 같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에 근거한 것으로서 향후 경제상황, 고령화 정도, 근무환경 변화 등에 대비하여 제도개선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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