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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스포츠 강호 꺾고 종합 5위 쾌거
종목별 성적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거둔 성적이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0개의 금메달이 걸린 펜싱에서 이탈리아에 이어 2위(금 2 은 1 동 3)에 올랐다. 펜싱의 본고장인 유럽의 헝가리와 독일, 러시아 등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15개의 금메달이 걸린 사격에서는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로 사격 강국인 미국과 이탈리아,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남자부가 ‘노 골드’의 충격에 빠진 유도에서는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로 유도 유단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별한 격려에 힘입은 러시아(금 3 은 1 동 1)와 전통의 유럽 유도 강국 프랑스(금 2 동 5)에 이어 3위를 차지해 평년작 이상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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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아람(가운데) 선수를 비롯한 여자 펜싱 선수들이 은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박종훈이 뜀틀에서 동메달 연기를 펼친 이후 은메달 4개와 동메달 4개로 번번이 금메달 문턱에서 돌아섰던 체조는 양학선의 고난도 연기에 힘입어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그레코로만형 66kg급의 김현우는 8년 만에 효자 종목 레슬링의 금맥을 이었다.
양궁(금 3 동 1)은 이번 대회에서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며 한국 선수단의 메달 레이스에 크게 이바지한 반면 태권도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로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태권도의 세계화와 올림픽 종목 잔류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다이아몬드보다 빛난 축구 동메달… 여자 핸드볼의 감동스러운 투혼
64년 만에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룬 남자 축구는 다이아몬드보다 더 빛나는 동메달로 대회 기간 내내 새벽잠을 설친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36년 만에 메달에 도전했으나 실패한 여자 배구,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8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해 놀라운 투혼을 발휘한 여자 핸드볼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이 처럼 이번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돌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민관이 하나가 돼 지난 4년 동안 국가 대표급 선수들을 꾸준히 뒷받침한 게 큰 힘이 됐다. 스포츠도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투자 없이는 일정한 성과물을 얻을 수 없다.
여기서 잠시 체육 진흥과 관련해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다. 한국 스포츠는 시대 상황 때문에 1950년대까지 군 스포츠에 크게 의지했다. 사단 단위로 축구팀이 있었는가 하면 빙상팀도 있었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부는 강력하게 체육 진흥책을 폈다. 500인 이상 기업에는 반드시 운동부를 두도록 할 정도였다.
이 무렵 체육 정책을 총괄한 부처는 문교부였다. 1970년대 후반 제24회 하계 올림픽 유치를 추진할 때까지만 해도 정부의 체육 관련 부처는 문교부였다. 이후 1981년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서울이 1988년 제24회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면서 정부는 1982년 체육부를 신설한데 이어 1990년대 초에는 체육청소년부로 부처 명칭을 바꾸면서 소관 업무를 많이 늘렸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문화체육부로 이름을 바꾸더니 1990년대 후반에는 체육을 슬그머니 떼고 문화관광부로 개칭했다.
2000년대 들어서서 ‘체육’이란 명칭이 되살아났지만 부처 이름 변경 과정에서 체육이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체육 정책이 올림픽 같은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만 뒷바라지를 하는 게 아니다. 생활 체육과 학교 체육은 물론 프로 스포츠 조직의 효율적인 관리, 경마 경륜 경정의 건전한 발전, 체육 시설의 건설 및 관리 운용, 스포츠 산업의 육성, 스포츠 외교 인력 양성 등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분야가 매우 많다.
단 한 명의 결승 진출자도 없었던 육상… 장기 진흥책 필요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을 딴 7개 종목을 포함해 11개 종목에서 메달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기초 종목인 육상에서는 단 한 명의 결승 진출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오로지 마라톤에 기대고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70, 80위권 기록이 나오는 등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육상 진흥책 같은 장기 프로젝트는 정부와 대한육상경기연맹, 관심 있는 기업 등이 힘을 모아야 제대로 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체육 진흥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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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사상 첫 현지 훈련캠프인 브루넬대학 훈련캠프에서 연습 중인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사진=대한체육회) |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정부의 지원을 받은 대한체육회의 주도면밀한 준비도 한몫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나라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현지에 '코리아 미니 선수촌'을 운용했다. 부르넬대학에 마련된 훈련 시설에서 선수들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연습했다. 입맛에 맞는 음식도 먹을 수 있었다. 일부 종목은 파트너가 동행해 훈련 효과를 높였다.
이런 일들은 정부의 체육 관련 부처와 대한체육회 그리고 체육 유관 단체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제 불과 1년 6개월여 뒤에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이 열린다. 그리고 곧 이어 8월에는 제2회 하계 유스 올림픽이 중국 난징에서 개최되고 9월에는 인천에서 제17회 하계 아시아경기대회가 벌어진다. 이에 앞서 2013년에는 동,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이탈리아 트렌티노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다. 숨 돌릴 틈 없이 국제 대회가 이어진다.
또 2015년에는 광주광역시에서 2003년 대구 대회 이후 12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린다. 그러다 보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이 성큼 다가올 것이고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도 지척에 두게 된다.
런던 올림픽이라는 큰 산을 하나 넘었지만 국내 체육계로서는 더 큰 산이 앞에 있는 셈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올려야 한다. 캐나다는 1976년 몬트리올 하계 올림픽과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에서 개최국으로서 금메달이 없었다. 그래서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성적(금 14, 은 7, 동 5 종합 1위)은 캐나다 국민들에게 큰 기쁨이었다.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이 런던 올림픽 폐막일 다음 날부터 다시 뛰기 시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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