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피플

다가올 식량위기의 해법, ‘작은가축’ 곤충

강필돈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장

 

최근 곡물값이 폭등하면서 식량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곤충을 식량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유엔은 현재 60억인 인구가 40년 뒤엔 무려 90억 명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콜럼비아대와 스탠포드대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전 세계 밀 생산량은 5.5%, 옥수수는 3.8%로 줄어든 반면 곡물가격은 약 2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바헤닝언대 아르놀트 판 휘스 교수는 “곤충은 기존에 식량으로 쓰이고 있는 동물들에 비해 면적도 덜 차지하고 사료도 덜 들어가며 온실 가스도 덜 배출하는 미래형 에코 먹거리”라고 말했다.

곤충은 먹이섭취 대비 단백질 생산이 약 4:1로 가축의 54:1에 비해 매우 높은 단백질 생성효율을 갖고 있다. 거기다 섭취한 먹이가 신체 구성물질로 전환되는 효율도 소고기가 10%에 불과한 반면 누에는 19~31%이며, 독일바퀴벌레의 경우에는 44%에 이른다. 30℃ 내외에서 전통적인 가축사료와 동등한 가치의 먹이를 공급하면 귀뚜라미는 돼지, 닭에 비해 2배, 양에 비해 4배, 그리고 비육우에 비해 6배의 사료효율을 보인다. 또한 곤충은 성장과 번식이 소보다 빠르다. 귀뚜라미와 소의 번식률을 감안해 보면 실질 사료효율은 귀뚜라미가 소의 20배에 달한다.

성인 한 사람이 1년 동안 살아가는데 필요한 열량은 대략 100만Kcal다. 이를 위해 쌀 0.07ha, 밀 0.13ha, 소고기 6.8ha, 닭고기 3.7ha의 땅이 필요하다. 따라서 소고기 500g을 먹는 것은 무려 10.87kg의 사료를 소비하는 것과 같다. 이렇듯 가축을 사육하려면 대규모의 토양이 필요하다. 반면 곤충은 소량의 공간과 물만을 소비한다. 150g의 메뚜기를 생산하려면 소량의 물만 필요하지만, 같은 무게의 쇠고기는 3,290ℓ의 물을 필요로 한다.

아울러 곤충은 질 좋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과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칼슘이 풍부하고 흰개미는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누에 애벌레 100g을 먹으면 아연, 철, 티아민, 리보플라빈의 일일섭취량을 모두 채울 수 있다. 건조된 유충 애벌레 100g에는 약 53g의 단백질과 15%의 지방, 17%의 탄수화물 등이 함유되어 있고, 열량은 430Kcal에 달한다.

유충의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칼슘과 아연, 칼륨, 마그네슘, 철분 같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고 각종 비타민까지 골고루 함유돼 곤충 애벌레 100g만으로도 사람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필수영양소를 충족할 수 있다. 이처럼 곤충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탄수화물, 불포화지방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훌륭한 식품이다.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 600만 인구 중 거의 4분의 1, 특히 5세 미만 아동의 40%가 영양실조를 앓고 있는 라오스에서 곤충은 무시할 수 없는 식량이다. 만성적 식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FAO에서는 라오스에서 식용곤충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FAO 라오스 대표인 서지 베리노는 귀뚜라미나 야자바구미 같은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곤충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라오스에서는 20개 정도의 귀뚜라미 사육농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식용곤충을 기르는 농부들의 소득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보고 있다. 일본의 한 학자는 우주선에서 소나 돼지를 키우는 것보다는 곤충을 키우는 것이 우주인들의 식량공급을 위한 실질적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곤충을 식용하는 것은 곤충을 가축으로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미래 식량해결을 위해 수직농경을 연구하고 도입하는 노력을 곤충 이용에 투자하면 곤충의 대규모 사육과 이를 통한 식량부족 해소도 가능할 것이다. 언젠가 가축의 자리를 곤충이 차지하게 되는 것도 꿈은 아니다.

2012.07.09 강필돈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