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피플

“공직자의 윤리, 이해충돌방지 입법 통해 해결해야”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 교수

 
우리나라에는 정권의 교체시기가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징후가 있다. 바로 부정부패 사건들이다. 정권 말만 되면 어김없이 수면 하에 있던 각종 부패 사건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연간무역 1조 달러, G20 개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자랑하지만 왜 이와 같은 일들이 반복되는가? 우리는 과연 선진국인가?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갖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공직자의 청렴성이다. 매년 국제투명성기구는 세계 각국의 청렴성을 측정하여 발표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수년째 10점 만점에 5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OECD국가들 중에서도 최하위권이다. 부패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반쪽짜리 선진국일 뿐이다. 이 문제의 핵심에는 공직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공직자가 되기 위하여 길게는 수년 동안 시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공직에 대한 선망은 공직이 본래 갖고 있는 고귀함, 즉 이타성이나 공공성 보다는 직업으로서의 안정성과 권력성에 기인하는 바가 더 큼을 부인할 수 없다. 자연히 공직에 있어서의 본질적 가치는 희석되고 특권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공직자가 지향해야 할 핵심가치인 ‘공(公)’은 자신의 사적 이익을 벗어나 전체를 배려할 수 있는 성숙한 능력을 의미한다. 반면 ‘사(私)는 ‘자신’과 ‘가족’을 우선시함을 감안하면, ‘공’ 혹은 ‘공공성’이 공직자에게 있어서 얼마나 고결한 가치인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같은 공공성을 제대로 추구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할 것이 ‘윤리’이다. 공직자의 윤리는 자신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공직자가 갖고 있어야 할 기본적 덕성이다. 공직자가 국민이 아닌 자신만을 대리한다면, 공직의 의미는 상실되며, 따라서 공직이라는 신성한 이름을 붙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반면 공공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이다. 이해충돌은 공직자 스스로의 사익 추구에, 부당한 청탁에 의해 발생한다. 경위야 무엇이든 그 결과는 이해충돌의 발생이고, 부정부패의 발생이다. 따라서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것은 윤리를 바로 세우는 것이며, 부패를 예방하는 것이다. OECD 주요 선진국들이 이해충돌방지제도를 활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은 케네디 대통령 시절인 1962년에 ‘뇌물 및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하여 분산되어 있었던 이해충돌방지 관련 규정들을 정리하였다. 미국 의회는 이 법을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법으로 평가하였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작년부터 ‘부정청탁 및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 공직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었던 청탁을 금지하고, 직무상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공직윤리 확보를 위한 몇몇 법이 있지만 이 같은 문제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이와 같은 입법화 노력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법률이 하나 제정된다고 하루아침에 공직윤리가 바로 설 수는 없다. 청탁이 쉽게 사라질 수도 없다. 그러나 제대로 된 법과 제도가 있음으로서 비로소 가능성이 만들어진다. 국회에서 하루빨리 충실한 논의가 이루어져 입법화되기를 기대한다.

2012.07.04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