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피플

자녀의 기를 제대로 살리자

장화익 대구고용노동청장

 
지난 1월 30일 대구고용노동청장으로 부임하여 대구 경북 주민들의 일자리 문제 해소와 노사관계 안정을 위하여 동분서주하고 있다. 노사관계에서는 그런대로 분규가 줄어들고 노사평화가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마음이 놓이지만 일자리 문제는 그리 쉽게 해결될 성질이 아니어서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대학에 일단 들어가면 눈높이가 높아져서 취업이 어려워지는 만큼 청소년들의 올바른 직업관과 진로 설정에 대하여 많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우리 지역의 영광중고와 경북전문대, 동양대학 학생들에게 특강도 하고 있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에서 미래의 희망을 보아왔는데 소중한 한 자녀의 청천벽력 같은 죽음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이다. 올바른 자녀교육에 대하여 깊은 반성과 고민이 요구되고 자녀의 올바른 기 살리기가 한 해법이 되리라고 생각하여 제언한다. 자녀수가 줄어들면서 식당이나 공중장소에서 공중도덕을 어기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올바른 기 살리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들 교육학 박사와 정치학 박사를 가지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고 이는 그만큼 정치와 교육이 우리 사회에서 후진적이고 해결과제라는 것을 반증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유치원 다닐 때는 천재나 영재라고 생각하다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평범하거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실망하게 된다. 여기에서 진짜 문제가 시작된다고 본다. 자녀에 대한 기대를 접으면서 자녀에게 학원비를 주면서도 공부에 관심을 두지 않거나 자녀의 능력을 무시하는 언어폭력을 구사하기도 한다. 흔히들 “너는 공부도 못하면서” 라고 하면서 자녀가 정말로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데도 의욕을 꺾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에 따라 아이들은 점차 의욕을 잃고 공부를 싫어하게 되어 진짜 열등생이 된다.

필자는 특강 시작시 학생들에게 이 세상에 있는 수만 가지의 직업 중에서 학생들이 절대로 할 능력이 없는 직업은 없다고 강조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한다면 무엇인들 못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다. 예를 들어 흔히들 선망하는 판검사나 의사도 교육받을 기회를 준다면 보통의 자녀들이 해내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만 선망하는 직업이고 자리가 제한되어있으니 성적순으로 입학할 자격을 제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리고 자기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최소한 그것만은 남들보다 잘해내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들의 평균 점수나 석차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잘하는 것을 찾아내어 격려하는 것이 제대로 된 자녀의 기 살리기가 되는 것이다. 사고뭉치라고 하더라도 무언가 의욕이 있는 경우보다 아무런 흥미나 의욕이 없는 경우가 더욱 문제일 수 있다.

일단 자녀들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이를 칭찬하고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녀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하여 고도로 전문화된 현대사회에서는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애니메이션이나 헤어 디자인이라면 일본어나 컴퓨터 등에 대한 공부 등이 있을 수 있다. 우리 아들의 경우에도 초등학생시 슈퍼마리오 게임에 몰입했던 적이 있는데 일본어를 모르면서도 그 두꺼운 일본어 캐릭터 책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좋아하는 게임을 위해서라면 일본어도 어렵지 않게 공부할 것이다.

결국 공부를 못한다고 기를 꺾기보다는 좋아하는 분야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하도록 권장한다면 싫어하는 공부에도 재미를 붙이는 계기가 된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이러한 점을 수시로 강조하여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하도록 한다면 문제아가 줄어들고 면학 분위기도 조성될 것이다. 그리고 점차 아이들이 공부에 재미를 붙여나간다면 장래에 수많은 직업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공통분모가 바로 학교 공부라는 점도 이해시켜나갈 수 있다.

대구고용노동청에서는 고졸자로서 사회에 진출하여 기업을 경영하거나 큰 회사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분들을 이른바 열린고용지원관으로 위촉하여 중고생들에 대한 특강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후배들에 대한 특강에서 큰 보람을 느끼면서 후원을 하거나 후배들을 적극 고용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하기도 하였다. 한편 공부가 다소 미진한 학생들도 새로운 롤 모델로 삼아 반성하고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성공한 고졸 열린고용지원관들은 박사들과 많은 명문대생들을 고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학창 시절 기초 공부를 소홀히 하여 지금도 주경야독하고 있다는 애환을 토로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한마디 당부하고 싶다. 학창시절 고민하고 방황하는 것은 꿈과 열정이 있다는 점에서 청춘의 특권이다. 다만 이러한 방황은 긍정적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어려운 친구들을 돕고 무언가 좋아하는 것을 꿈과 희망으로 발전시켜나간다면 성공적이고 훌륭한 사람으로 커가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할 일이 있고 여러분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도 너무 많다. 성적이 조금 낮다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조금 실망한다고 좌절하지 말자. 여러분들의 120세 인생은 바로 여러분들이 책임지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여러분들의 꿈과 열정이 바로 21세기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다.

2012.06.15 장화익 대구고용노동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