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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간이측정기, 정확히 알고 사용하려면

[실내공기 제대로 알기 대국민 프로젝트] ⑨ 특성 및 성능 평가방법

2018.12.03 이정훈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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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위협으로 주변 공기에 대한 국민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하루 80~90%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는 다수의 국민들은 실내공기 오염물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행동수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등 관련한 궁금증도 많을 수 밖에 없다.

이에 환경부는 한국실내환경학회와 함께 올 연말까지 ‘실내공기 제대로 알기’ 대국민 포럼을 개최한다. 정책브리핑은 포럼에서 나온 유용한 정보들을 국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주제를 발표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연속기고로 싣는다.(편집자 주)

이정훈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이정훈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최근 필자의 아파트 게시판에는 방사능 측정기를 빌려준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주민들의 요청이 워낙 많아 관리사무소가 나선다는 설명도 담겨 있었다.

침대 매트리스에서 시작된 방사능 공포가 집안 곳곳으로 번진 모양이다. 주민들은 이제 방사능 측정기를 빌려 집안 곳곳을 점검해볼 것이다.

원자력관련 업체나 연구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방사능 측정이 이젠 우리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온 셈이다. 측정의 결과가 더 큰 불안을 야기할지 혹은 안도감으로 귀결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엉뚱하게도 나는 그 안내문을 보면서 측정기의 가격이 궁금해졌다. 대형 연구소도 아닌 일반 아파트 단지에서 구매해 대여할 정도면 그리 고가는 아니지 않을까. 보급형 측정기의 정확성은 얼마나 담보할 수 있을까. 특정물건에서 방사능 수치가 높게 나온다면 제조사는 어떻게 대응할까. 꼬리에 꼬리를 잇는 궁금증은 이제 곧 다가올 ‘미세먼지 간이측정기의 시대’에도 얼마든지 대입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필자는 미세먼지에 포함된 블랙카본을 측정하는 기기를 연구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정확하게 측정한다는 것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의사가 제대로 된 치료를 하기 위해 병의 원인과 진행 정도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세먼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간이측정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세먼지 간이측정기는 간편하게 휴대해 여러 곳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말한다. 대략적인 가격은 미화 1000불 미만이며 수만원짜리 간이측정기도 있다.

기기의 크기가 작아 소모전력도 적고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1분 이내)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미세먼지 간이측정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기계들마다 서로 다른 측정결과를 내놓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측정의 정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대부분의 미세먼지 간이측정기는 광산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광산란 방식이란 미세먼지와 같은 작은 입자들로부터 산란되는 빛의 세기를 측정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미세먼지가 많을수록 빛은 강하게 산란되며 미세먼지가 적을 수로 빛은 약하게 산란된다.

측정기는 산란되는 빛의 세기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미세먼지의 크기나 농도를 정량화한다. 그리고 미세먼지의 밀도를 가정해 미세먼지의 질량 농도를 표시한다. 

최근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실내공간의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것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실외 공기의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것은 실내와 완전히 다른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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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상황은 언제나 유사한 조건에서 측정이 가능하지만 실외는 유동적이고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날의 날씨는 물론 교통상황, 인근 건물의 형태에 따른 풍속 변화 및 유동인구까지 고스란히 변수요인이 된다.

신뢰도에 대한 시비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최대한 정밀한 실험을 거친 측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세먼지 간이측정기의 성능을 평가한다는 것은 일반인들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정 크기의 밀폐된 방에 미세먼지와 유사한 대체 입자를 뿌린 뒤 여러 단계의 농도 환경으로 제어된 조건에서 반복재현 실험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그 밖에도 실외의 실제 환경 대기 중에서 정밀하게 교정된 자동측정기와 동시 측정해 그 결과를 비교한다면 더욱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어떤 측정기가 더 정확하느냐는 질문에서는 애석하게도 확답을 내놓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간이측정기를 생산하는 공정에서 현실을 잘 반영해 검교정이 정밀하게 된 측정기는 좋을 수 밖에 없는데 이 과정은 모두 비용에 반영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보다 정확한 측정값을 내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역시 주기적인 유지 보수가 필요하다. 이를 일반인들이 정기적으로 실행하기란 번거로울 테지만 최상의 측정값은 그렇게 나온다. 일례로 집에 있는 저울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부정확해지는데 대개는 이를 그냥 사용한다. 유지 보수가 되어 있지 않은 기기로 측정한 값을 얼마나 믿을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사용이 일반화된다면 아마 지금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공기질에 관심을 갖게될 것이다.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는 언제나 있었지만 공기라는 것의 특성 탓에 경각심을 고취시킬 기회는 적었다.

30여년 전 중학생이었던 필자는 삼촌의 낡은 오토바이 뒤에 매달려 희뿌연 매연을 들이마시며 다녔다. 오래된 버스들이 내뿜는 연기가 가득한 시내 한복판에서 불편함도 모른 채 시장 구경도 했다. 추운 겨울 시내버스 종점에는 밤새 시동을 걸어놓는 광경도 흔했다. 동네 어린이들은 이 버스들의 뒷꽁무니에 붙어 시커먼 연기를 바라보며 신기해하기도 했다.

당시에 비하면, 현재 대기오염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기대수준은 무척 높아져 있다. 미세먼지 간이 측정기의 일반화가 일부의 히스테리컬한 행동으로 치부되기보다는 인류의 건강한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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