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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時論)]냉정한 대북(對北) 경계 자세 긴요

1997.05.19 국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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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주 홍(南 柱 洪)  <민주평통(民主平統)자문회의 사무차장>

최근 국내외에서 한반도 안보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경보가 부쩍 일고 있어 우리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크게 나누어 두갈래로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전 북한노동당비서 황장봉(黃長捧)의 망명이 가져온 파장으로서 그가 북의 남침 가능성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이를 그가 망명한 중요한 동기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黃씨는 이러한 위험을 경보하고 전쟁을 막아보고자 망명했음을 거듭 밝히고 있다.

다른 한 갈래는 주로 미국학자나 정보 계통에서 나은 것으로서 현상태의 북한 식량난이 계속되면 김정일정권은 파국으로 치달아 최후의 순간에는 대남 도발로 탈출구를 찾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

그래서 김정일은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 위기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은 되도록 북한을 이른바 ‘소프트랜딩’(연착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도발로 식량난 탈출구 삼을 수도

사실이야 어떻든 이 두갈래의 전쟁위험에 대한 문제제기는 우리가 결코 가볍게 평가하거나 단순히 관례적인 경고로만 치부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우선 북한체제의 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해 보면 북한이 대남도발을 저지를 가능성은 과거와 다름없이 상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체제의 존립 목적은 남한체제 존재의 부정에 있고 군사력은 이의 유일한 수단으로 과시되어 왔다.

따라서 김정일은 이미 철저히 병영화 된 체제를 김일성으로부터 세습받았기 때문에 무조건 군사제일주의에 입각한 대남해방 전쟁론을 통치의 근간으로 삼을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그래서 북한정권은 “인민들의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대남 적개심을 고조시켜야 한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고 최근에 와서는 “오직 전쟁만이 살 길이다”라는 선전선동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충동적 무력 통일론은 황장봉(黃長捧) 망명이후 북한정권 내부에 대대적인 사상검증과 세력교체가 이루어지고 그 결과 군부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 커지면서 더더욱 힘을 얻고 있어서 우리들을 긴장 시키고 있다.

작금 가중되고 있는 북한의 식량난과 연이은 탈북 행렬은 이같은 우리의 우려를 현실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지금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앉아서 굶어 죽느니 차라리 전쟁이나 났으면 좋겠다’는 자포자기식 전쟁론이 날로 확산되고 있으며 김정일 정권은 이를 교묘히 역이용하여 오늘날 북의 사정이 어려워진 것은 모두 ‘남조선’ 때문이라고 강변하면서 내부 결속과 대남 강경노선의 명분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북한 정권은 내부 상황이 어려워 질수록 오히려 남한에게는 위협적인 언행을 일삼게 되고 심지어 우리에게 쌀 등 각종 지원을 받은 마당에서도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엉뚱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자포자기식 전쟁론 확산

95년 여름 우리 쌀 수송선을 억류하고 인공기 게양을 강요한 일이라든가 96년 봄 판문점에 박격포 진지를 설치하고 비무장지대의 무효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일, 그리고 가을에 와서는 잠수함 침투사건을 저질러 놓고 적반하장격으로 소위 ‘백배 천배 보복’을 위협 한 것 등은 모두 이같은 전쟁 불사론 내지는 전쟁불가피론의 위협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전쟁불사이건 불가피론이건 북한의 위협공세에 너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만약 이러한 공갈협박에 넘어가 일종의 ‘전쟁 공포증’에라도 빠지게 되면 우리는 결국 그들의 심리전 공세에 넘어가는 꼴이 되고 만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냉정한 자세의 대북경계심이지 결코 전쟁 공포증이 아니다. 전자는 우리의 굳건한 안보태세 유지를 요하지만 후자는 고도의 심리전 차원의 전략, 전술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과민반응 오히려 역효과

통제되지 않은 군비경쟁은 어떠한 형태이건 당사자간 접촉사고를 유발하기 마련이라는 것은 이미 상식화되어 있는 국제 사회의 교훈이다. 더욱이 북한정권이 내부사정 악화로 위기관리 능력을 상실하거나 일종의 내전 같은 ‘빅뱅’이 일어날 경우 그로인한 우리측과의 돌발적 충돌 같은 최악의 상황도 충분히 예견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전쟁준비가 곧 공격준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어떠한 급박한 징후도 아직 없으며 북한체제가 심각한 위기 국면에 처해 있으나 조만간 붕괴될 것이라는 조짐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북한의 위협이 가중될수록 평시 억제력과 전시 방어력 제고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정부와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북에 대해 힘과 의지의 균형 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자세를 확고히 갖는 한 전쟁이건 통일이건 결코 북한 뜻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역사의 흐름에 저항하고 있는 북한에게 미래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옛말에 순천자(順天者)는 흥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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